정부는 대규모 택지가 개발 중인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축·향동지구에 2011년까지 총 1조195억원을 투입해 도로 18개 노선(29.5km)을 신설·확장하는 등 교통망을 확충키로 했다.

이들 지구에만 모두 3만2832가구가 건설되는 점을 감안,통일로 확충 및 연결도로를 신설하고 민자를 유치해 파주~마포를 잇는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을 포함한 수도권 서북부는 파주신도시,은평뉴타운 등 대형 택지지구가 많은 데 반해 기존 도로망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어서 이번 대책으로는 각 지구를 연계하는 교통망이 여전히 부족해 이 일대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추가 교통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오릉~구파발 기자촌 입구 등 신설

건설교통부가 3일 마련한 광역교통망 대책에 따르면 이들 지구에서 서울로 진입할 때 주로 이용되는 통일로의 교통 체증을 분산하기 위해 연서로~자하문길 구간 4.2km와 서오릉길~기자촌입구 구간 1.9km 등 통일로 우회도로 2개가 신설된다.

이 구간은 인근 은평뉴타운의 교통인구를 흡수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건교부는 기대하고 있다.

또 고양대로~통일로 간 도로 0.8km,가양대교 북단연결도로 2km 등이 연장·신설되며 통일로IC~서울시 경계선 4km 등 총 3개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조성돼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게 된다.

삼송지구를 지나는 일산선에는 원흥역(가칭)이 신설된다.

여기에 인근 은평뉴타운을 고려해 고양시도 79호선의 지축~북한산입구 3.3km 구간 신설·확포장 공사를,지축~입곡삼거리 1.8km로 변경했다.

이들 노선 29.5km 외에 서울~문산 간 민자고속도로 44km 구간이 이들 3개 지구 인근을 지나 사업시행자가 사업비 100억원을 부담키로 했다.

이와 함께 건교부는 2008년 완공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송추IC~의정부IC,7.5km) 및 2012년 완공 예정인 국도39호선 대체우회도로(관산~송추,15.6km),2009년 완공 예정인 제2자유로(대화IC~상암동,17.8km) 등 기존 교통망 확충 사업도 연계해 추진할 방침이다.

◆광역대책 없어 교통대란 우려 여전

특히 주변 지역에 대규모 신도시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어 이번 교통 대책은 상습적인 교통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불급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이들 지구 주변에는 검단·김포·파주 등 3개 신도시와 고양 풍동지구·은평뉴타운 등 250만명 정도를 수용할 대규모 택지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위별 국지적인 교통대책보다는 지하철을 건설하는 등 서북권 전체를 아우르는 '광역'교통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개별 택지별 조성 시차에 따라 이미 수립된 교통개선대책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교통연구원 권영종 박사는 "서북부에 조성 중인 신도시와 택지지구는 서울로 이동하는 동선이 비슷해 동일한 교통 생활권으로 볼 수 있다"며 "이들 지역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교통대책이 없는 만큼 추후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사전에 택지개발 계획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특정 권역에 대한 대책을 따로 수립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대신 추가로 택지를 조성할 때 주변 반경 20km에 속한 지역의 교통상황을 고려해 광역교통 개선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