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소, "신도시 발표 전보다 매수자 더 없다"
반짝 급등후 매수세 끊겨, 호가 2천만-3천만원 빠져

정부가 지난 달 1일 화성 동탄2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한 지 한달 만에 동탄신도시 등 화성시 일대 아파트값이 반짝 장세를 마치고 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화성 동탄신도시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신도시 발표 당시 2천만-5천만원 이상 급등했던 매매가는 1-2주 만에 상승세를 멈춘 뒤 매수자들이 끊겨 일부 아파트는 신도시 발표 직전 시세에 근접할 만큼 호가가 하락했다.

시범단지 포스코, 삼성, 롯데.대동, 금호 아파트 109-115㎡(33-35평형)는 신도시 발표 직전 4억2천만-4억3천만원에서 신도시 발표후 4억5천만-5억원선으로 호가가 올랐으나 최근 2천만-3천만원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신도시 후광 효과를 기대해 매물을 거둬들였던 주인들이 최근 다시 호가를 낮춰 내놓고 있다"며 "하지만 매수자가 없어 전혀 거래가 안된다"고 말했다.

화성 병점 일대도 마찬가지다.

병점동 주공4단지 105㎡(32평형)는 5월 하순 2억7천만-2억8천만원이던 것이 동탄2 신도시 발표후 3억3천만-3억4천만원까지 호가가 급등했으나 최근 이보다 2천만-3천만원 낮은 3억1천만원 선에 매물이 나온다.

P공인 사장은 "동탄2 신도시 발표 효과는 1-2주에 그쳤고, 지금은 거래가 정지된 상태"라며 "매수자들이 되레 신도시 발표 전보다 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도시 발표 효과가 단기간에 그친 것은 정부가 동탄2 신도시 중소형 분양가를 ㎡당 242만-270만원(평당 800만원대)선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병점동의 B공인 대표는 "정부가 분양가를 싸게 공급하겠다고 밝히자 지금 기존 아파트를 사면 상투를 잡게 될까봐 망설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올 가을 이후 동탄신도시 1-2단계 새 아파트 입주가 줄을 잇는데다 화성 동탄2 신도시보다 입지여건이 뛰어난 수원 광교신도시 분양이 내년 9월말로 다가온 것도 매수 예정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최근 화성시 일대에 국세청, 화성시 등 대규모 투기단속반이 투입된 것도 한 원인이다.

동탄 M공인 사장은 "기존 아파트는 투자비가 많이 들어 선뜻 매수하기가 쉽지 않다"며 "앞으로 새 아파트 입주, 공급이 줄을 잇는 만큼 인천 검단신도시 발표 때처럼 가격이 급등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전셋값은 다소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동탄시범단지 30평형대 전셋값은 한달여 전 9천만-1억원 선에서 현재 1억1천-1억2천만원으로 1천만-2천만원 정도 올랐고 물건도 거의 없다.

시범단지 K공인 대표는 "시범단지 입주가 거의 마무리 단계여서 전세 매물이 많이 소진됐고 가을 이사철, 결혼 시즌을 앞두고 젊은 신혼부부들이 전세를 많이 찾는다"며 "하지만 10월 이후에는 동탄 1단계 새 아파트 입주가 줄 서 있어 전셋값도 다소 약세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