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오크몬트골프장의 험난한 코스에서 첫날부터 혼쭐이 났다.

최경주는 15일(이하 한국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근교 오크몬트골프장(파70.7천230야드)에서 개막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107회 US오픈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7오버파 77타를 쳐 공동 104위까지 밀려났다.

버디는 단 1개도 없었고 보기 3개에 더블보기 2개가 겹친 최경주는 2라운드에서 3타 가량 줄이지 않으면 컷오프될 위기에 몰렸다.

정확한 드라이브샷과 고탄도 페이드샷을 앞세워 거친 러프와 유리알 그린을 다스리겠다는 각오로 출전한 최경주는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이 56%에 그친데다 홀당 퍼트수가 1.83개까지 치솟아 고전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최경주는 11번홀(파4)에서 1타를 잃은데 이어 12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로 홀아웃해 힘겨운 경기를 예고했다.

16번홀(파3) 보기에 이어 가장 어렵다는 18번홀(파4.484야드)에서 또 한번 더블보기가 나오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했고 7번홀(파4)에서 보기를 추가, 힘든 하루를 마쳤다.

티샷은 페어웨이를 네 차례 밖에 놓치지 않았지만 7천230야드에 이르는 긴 코스에서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279야드(112위)에 그쳐 그린 공략에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었던 최경주는 그나마 10차례 가량 맞은 버디 기회는 한 번도 살리지 못해 하위권을 감수해야 했다.

역대 메이저대회 사상 가장 어려운 코스라는 오크몬트골프장은 예상대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에게 좀체 언더파 스코어를 허용하지 않았다.

전날 저녁 코스를 흠뻑 적신 소나기 덕분에 스팀프미터로 4m까지 나왔던 그린 스피드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질긴 러프와 지뢰밭처럼 깔린 벙커, 그리고 여전히 빠른 그린에 선수들은 힘든 하루를 보내야 했다.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단 한차례 우승 밖에 없어 무명이나 다름없는 닉 도허티(잉글랜드)가 홀당 1.5개에 그친 신들린 퍼팅 덕에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치며 선두에 나선 가운데 1언더파 69타를 때린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 등 단 두 명만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버바 왓슨(미국),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이 이븐파 70타로 공동 3위를 달린 가운데 열세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 사냥에 나선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오버파 71타를 쳐 5위 그룹에 합류했다.

우즈는 "만족스러운 1라운드"라며 "1라운드에서 3오버파 이상만 치지 않으면 우승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대회 우승자 죠프 오길비(호주)와 유력한 우승 후보 짐 퓨릭(미국), 비제이 싱(피지) 등도 1오버파 71타로 무난하게 첫날을 넘겼다.

1994년 오크몬트골프장에서 치러진 US오픈에서 우승했던 어니 엘스(남아공)는 공동 34위(3오버파 73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지난해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2타를 잃으며 다 잡았던 우승컵을 내줘야 했던 필 미켈슨(미국)은 4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57위에 머물렀다.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도 버디없이 보기만 4개를 적어내며 4오버파 74타를 쳤고 캐나다교포 아마추어 이태훈(16.리처드 리)은 9오버파 79타로 부진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