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바람을 타고 일본의 출산율이 6년 만에 올라가 1.3대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합계 출산율(한 여성이 일생 동안 낳을 것으로 추정되는 자녀수)은 2005년 사상 최저인 1.26으로 떨어졌으나 2006년엔 0.05포인트 상승한 1.31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2000년 이후 6년 만이다.

일본의 출산율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경기 회복으로 고용 사정이 좋아지면서 1971~74년 태어난 제2차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과 출산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거품경제 붕괴 후 장기 불황이 지속된 '취직 빙하기'엔 젊은 남녀들이 장래에 대한 불안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결혼하더라도 출산을 포기하는 풍조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 고용 환경이 개선되면서 뒤늦게 결혼하거나 출산하는 커플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결혼한 커플은 74만8010쌍으로 2005년에 비해 2.4% 증가했다.

또 최근 결혼한 여성 4명 가운데 1명은 임신 중인 것으로 파악돼 결혼 증가가 출산 확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2006년 출생자 수는 112만2278명으로 한 해 전에 비해 2.9% 늘었다.

그러나 작년의 출산율 증가가 장기적 추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일본의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발표한 '지역별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중·장기적으로 일본의 인구 감소 추세는 지속돼 2025년부터 일본의 47개 광역자치단체 전역에서 인구가 줄고 2035년엔 47개 중 44개 지역에서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비중이 30%를 넘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 나라의 인구 수준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려면 출산율이 2.07 이상은 돼야 하지만 일본의 출산율은 1974년 이후 계속 그 수준을 밑돌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