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중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크루즈선을 특정 조선소가 독자 개발하기 보다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여러 조선소가 공동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중공업[010140] 주영렬 여객선개발팀 상무는 30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사)한국해양산업연구원 창립기념 세미나에서 `해양산업 디자인과 고부가가치화 전략'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주 상무는 "200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조선시장에서 건조량 34.7%, 수주량 39.2%, 수주잔량 35.7%로 단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선박인 크루즈선은 유럽의 몇몇 조선소가 독점 생산하면서 2004년의 경우 매출액 기준으로 105억 유로를 기록한 유럽이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 31만7천DWT급 초대형 유조선의 가격을 1로 봤을 때 컨테이너 9천200개를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선은 1.2, 대형(24만㎥) LNG선은 2.3, 800인승 카페리는 4.3을 각각 기록하고 있으며, 1척당 5억~12억 달러에 달하는 크루즈선은 무려 6.9(파나막스급 기준)에 달할 정도로 높은 가격에 건조되고 있다.

주 상무는 "국내 조선업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대규모 조선기자재 업체 및 정보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크루즈선 건조 경험이 전무하고 일반 상선 중심의 대량 생산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데다 핵심기술 부족과 인테리어 능력 부족 등으로 쉽게 크루즈선 건조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크루즈 시장 규모가 향후 연평균 12~20척의 신조로 100억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유럽조선소의 구조조정 등의 변화가 있는 만큼 크루즈선을 개발하기에 적절한 기회가 됐다"면서 "아직은 유럽 조선소의 견제와 기술개발 한계 때문에 정부와 조선소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 상무는 "2011년 이후 국내 조선업계가 5년간 20척의 크루즈선을 건조할 경우 13조9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2만7천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그는 "1995년 이후 연평균 8.6%의 크루즈 관광객 증가하고 있음에도 70% 이상이 카리브해와 알래스카 등 북미시장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크루즈선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크루즈 관광객은 전세계적으로 1천390만명에 달했지만 북미지역에만 965만명이 집중됐고, 지중해 등 유럽이 311만명을 기록했으며 아시아의 경우 동남아와 호주 등을 경유하는 코스에 114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경제의 호황과 베이징올림픽 등의 영향으로 세계시장에서 아시아 지역의 비중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