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된 아파트라도 따져 보면 실속 있는 경우가 많다.

입지나 물건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계약이 다 이뤄지지 않았다기보다는 빡빡한 금융 규제, 지역 경기 침체 등 외부 변수에 의해 미분양된 물건이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꼼꼼하게 살피다 보면 의외로 알짜 물건을 건질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미분양 아파트들은 다양한 파격 조건을 내걸고 잔여 물량을 처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혜택을 차분히 따져 계약한다면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지역, 계약조건 좋은 단지 많아

올 상반기 현재 지방 광역시 중 두 번째로 많은 미분양 아파트(8548가구)를 안고 있는 부산은 계약금 액수를 줄여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당장 목돈 마련이 힘든 서민이나 이자 등의 금융 비용이 부담스러운 실수요자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2008년 12월 입주 예정인 강서구 명지동 롯데캐슬의 경우 계약금 10%를 5%씩 두 번에 걸쳐 분납할 수 있고,두 번째 계약금 5%는 무이자로 빌릴 수도 있다.

중도금 비중을 30%로 줄여 당장의 부담을 줄여준 것도 특징이다.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동래구 온천동의 벽산아스타도 일부 비인기 층의 경우 계약금을 줄여 500만원만 받고 있다.

역시 1호선 명륜동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온천동 SK뷰2차는 전 가구에 대해 계약금을 5%로 줄여 중도금 50%와 잔금 45%로 거래대금 비중을 조절했다.

지하철 3호선 남산정역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는 특급 역세권 북구 덕천동 그린코아는 이달 계약자에 한해 가전제품 무료 증정과 함께 침실 바닥 마루를 무료로 시공해 준다.

중도금 60% 중 30%를 이월할 수 있고 나머지 30%를 무이자로 융자해 주는 등 혜택이 파격적이다.

◆기타 지역도 금융혜택 경쟁

지방 광역시 중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는 대구(9189가구)에서는 건설업체들이 중도금을 무이자로 하는 대출 조건을 경쟁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진천역에서 걸어서 7분 거리에 있는 달서구 대천동 월배현대홈타운 1차는 5층 이하 저층 주택에 중도금 무이자 융자를 내걸었다.

달서구 월성동 월드메르디앙 역시 중도금 무이자 대출에 일부 평형은 발코니 무료 시공을 선보였다.

30평형대는 계약금 1000만원,40평형대는 1500만원,50평형대 이상은 2000만원대로 유동적으로 책정했다.

달서구 월성동 월성푸르지오도 1~3층까지는 중도금 무이자에 중도금 비중을 30%로 낮추고 잔금을 65%로 책정했다.

광주지역 미분양도 금융조건 완화를 마케팅 핵심 조건으로 내걸었다.

광산구 우산동의 대광로제비앙은 분양 대금을 모두 잔금으로 책정했다.

2년 동안 잔금에 대한 이자 40%를 지원해 준다.

북구 운암동의 운암산 아이파크도 1층에 있는 52·62·70평형의 발코니 새시를 무료로 해 준다.

북구 연제동의 연제2차 대주피오레는 계약금 5%를 2회 분납할 수 있도록 중도금을 무이자로 융자해 준다.

대전 중구 태평동 쌍용스윗닷홈도 계약금 500만원에 중도금 40% 전액 대출, 1·2층은 새시 무료 시공을 내걸고 잔량 분양에 나서고 있다.

지방에서는 마산 진동신도시의 '한일유엔아이'가 주목 대상이다.

마산 진동 한일유엔아이는 배후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고 내년 6월 마창대교가 개통 예정이어서 입지 여건이 양호하며 발전 전망이 좋다.

계약금을 5%로 낮추고 중도금 잔금 대출도 알선해 준다.

분양권 완전 전매지역이어서 계약 이후 언제든지 되팔 수 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