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등으로 침체기를 맞고 있는 경매시장에서 소액 투자가 가능한 서울 강북권 중소형 주택이나 다세대·연립주택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강북·노원·도봉·성북·은평구 등 강북권에서 이달에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 51건 가운데 30건이 낙찰돼 낙찰률이 서울 아파트 평균인 45.6%보다 높은 58.8%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금액의 비율)도 107.1%로 서울 평균인 95.4%를 크게 웃돌아 소액투자 수요가 꾸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 7일 경매된 노원구 하계동 우성아파트 31평형은 12명이 응찰해 감정가 3억2000만원을 훌쩍 넘긴 4억159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 130%를 기록했다.

성북구 정릉동 정릉 풍림아이원 31평형 역시 10명이 경쟁한 끝에 감정가인 2억6000만원보다 9000만원이나 많은 3억5000만원(낙찰가율 135.7%)에 낙찰됐다.

다세대·연립주택도 이달 들어 서울 평균 낙찰률이 아파트보다 26.1%포인트나 높은 71.7%로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낙찰가율 역시 강남권(74.3%)을 제외한 4개 권역에서 모두 감정가를 웃돌며 평균 101%를 기록했다.

반면 고가 주택이 몰려있는 강남권에서는 아파트 42건 중 19건만 주인을 찾았고 낙찰가율은 90.1%로 지난달보다 4.8%포인트 하락했다.

감정가 17억원이었던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53평형은 이달 초 14억5380만원에 낙찰돼 주택공시가격인 15억4400만원보다도 9020만원이나 싸게 팔리기도 했다.

한편 이달 들어 16일까지 경매에 부쳐진 서울 아파트 180건 가운데 낙찰된 물건은 82건으로 낙찰률은 45.6%에 그쳐 4월(50.8%)보다 5.2%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수요자들의 추가 가격 하락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연립·다세대주택은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대출 받기가 쉽고 집값도 싸다. 또 2~3채를 보유해도 종부세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보니 소액 투자용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호진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