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신도시 내 중개업소들이 코오롱건설의 '송도 더 프라우' 오피스텔 청약 과열에 따른 후폭풍으로 고사 위기에 몰리고 있다.

지난달 분양됐던 '더 프라우'의 청약경쟁률이 사상최고치로 치솟자 송도신도시가 국세청의 세무조사 표적이 돼 부동산 거래가 거의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지 중개업소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으며 남은 업소들도 상당수가 짐을 싸고 철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일 인천 연수구청과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138개(영업신고 기준)에 달했던 송도 중개업소는 이날 현재 103개로 25% 이상 줄었다.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실제 영업 중인 업소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송도신도시에서 중개업소가 몰려있는 송도2교 인근 밀레니엄상가나 드림씨티빌딩에는 이미 문을 닫은 업소가 2~3개 건너 1개꼴에 이른다.

밀레니엄상가에 자리한 A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3~4개월 동안 송도를 통틀어 부동산매매 거래가 단 3건 성사됐으니 업소들이 버틸 수가 있겠느냐"며 "특히 국세청이 '송도 더 프라우' 계약자에 대해 취득자금 출처를 조사키로 한 이후에는 거래가 한 건도 없어 우리도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B부동산 관계자는 "보통 업소 시설비만 1000만~1500만원 들였는데도 다들 그냥 포기하고 나가는 분위기"라면서 "목이 좋은 코너자리의 업소들도 줄폐업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현지 중개업계에는 국세청이 '더 프라우' 외에도 기존에 분양된 아파트와 주상복합 단지에까지 칼을 뽑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온통 뒤숭숭한 분위기다.

C공인 관계자는 "A사가 2005년 분양한 주상복합 분양권 전매와 관련해 국세청이 다운계약서 작성 사례를 조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며 "실제 지난해 다운계약서를 체결했다가 적발된 곳도 일부 있어 폐업 추세가 더 가속화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중개업소들의 폐업이 잇따르자 다급해진 건물주들은 업소들을 붙잡아 두려고 월세를 깎아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D부동산 관계자는 "이 일대 중개업소 월세는 지난해 250만~300만원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150만~2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그래도 떠나려는 업소들의 발길을 돌리는 데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도(인천)=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