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때문에 골프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경기하는 것 보면서 반했어요."

"인터뷰도 잘하더군요. 넋을 잃었어요."

"정말 얼짱 꽃미남이네요."

홍순상(26·SK텔레콤)이 한국프로골프데뷔 2년 만에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자마자 그의 '싸이월드' 미니 홈피에는 격려글이 쏟아졌다.

홍순상은 영화배우 뺨치는 빼어난 외모에다 해병대에서 3년 동안 복무하는 등 매력이 넘친다.

여기에 장타력을 겸비한 골프 기량까지 갖춰 스타 부재의 국내 골프계에 인기선수로 대성할 잠재력을 지녔다.

홍순상이 '외모가 실력보다 낫다'는 일부 비판을 잠재우며 고대하던 첫승을 따냈다.

홍순상은 20일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 동코스(파72·7548야드)에서 열린 XCANVAS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 3개,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시즌 3연승을 노리던 김경태(21·신한은행)의 추격을 4타차로 따돌렸다.

우승상금 8000만원을 받은 홍순상은 상금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5타차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들어간 홍순상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5번홀과 9번홀에서 버디를 추가,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경태가 14∼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추격전을 펼쳤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홍순상은 "얼굴보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로 인정받고 싶었다"며 "올해 목표로 삼은 '최소한 1승'을 달성했으니 두 번째 목표인 미국 PGA투어 퀄리파잉스쿨 합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합계 6언더파 282타로 2위를 한 김경태는 데뷔 이후 치른 세 차례 대회에서 우승 두 차례,2위 한 차례의 빼어난 성과를 올리며 상금랭킹 1위와 신인왕 레이스 선두를 굳게 지켰다.

오랜기간 40대 노장들이 주름잡아온 한국 프로골프계는 올 들어 '스타성'을 겸비한 김경태 홍순상 등 새로운 실력자들이 나타나면서 새로운 중흥기를 맞을 전망이다.

20∼30대 젊은 선수들이 상위권을 점령한 가운데 작년 상금랭킹 2위 신용진(43·삼화저축은행)이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려 '베테랑'의 위신을 세웠다.

'노장' 최상호(52·카스코)도 한국프로골프 대회 최장 코스에서 합계 1언더파 287타로 10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