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언니로서 책임을 다 한 것 같습니다.

후배들도 앞으로 잘 해주 길바랍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007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미현(30.KTF)은 7일(한국시간)그동안 한국 선수들이 승전보를 전해 주지 못한 데 대한 부담감을 털어 버린 듯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코스 길이가 길어지는 추세가 뚜렷한 LPGA 투어에서 김미현은 "동계 훈련을 통해 스윙을 고치고 드라이브샷 비거리를 늘린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미현은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의 절반을 토네이도 피해 지역에 성금으로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LPGA 투어 사무국과 후원사 KTF와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LPGA 투어 맏언니로서 7개 대회에서 국내 선수들이 우승을 못해 부담스러웠는데 오늘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해 기쁘다.

맏언니로서 책임을 다 한 것 같고 후배들이 앞으로 잘 해 주길 바란다.

--스윙이 간결하게 바뀌었는데.

▲2006년 하반기부터 바꾸려고 했는데 시즌 중이어서 못 바꾸고 동계훈련 때 전담코치인 브라이언 모그로부터 하루 2시간 집중적인 레슨을 받았다.

이 때 코치가 "5월이 되면 어느 정도 스윙이 잡힐 것 같다"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5월의 시작과 함께 우승을 하게 됐다.

휴식기간 집으로 가면 코치에게 밥 한끼와 감사의 선물을 해야 겠다.

그 덕분인지 드라이버 비거리가 많이 늘었다.

드라이브 비거리 순위가 매년 꼴등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나보다 짧게 나가는 선수도 눈에 띄었다.(웃음)

--우승 상금의 50%를 토네이도 피해자 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는데.

▲미국 국민들이 많은 피해를 보았다고 뉴스를 통해 들었다.

마침 대회가 열린 곳에 가깝고 이같은 날씨 때문에 대회도 순조롭지 못했다.

비록 내가 한국인이지만 미국에서 많은 생활을 하고 있고 LPGA 내에서도 한국인이 성금을 내면 이곳 미국사람들도 한국 선수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위기 상황은.

▲한타 앞서고 있는 상황(18번홀)에서 마지막 티샷을 잘했지만 두번째 샷을 당겨쳐 벙커로 들어갔다.

순간 나도 모르게 "안돼(No)"라고 외쳤다.

다 잡은 우승컵을 놓치는 줄 알았다.

벙커샷은 잘했지만 그후 손이 떨렸다.

1m 퍼트가 홀을 외면할 때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

여기 골프장이 대체로 라인이 눈으로 보는 것과 많이 달라 불안했다.

후반홀 전체적으로 긴장을 하며 매홀 최선을 다했다.

18번홀에서는 긴장이 많이 됐는데 연장전에 들어갔을 때는 마음이 편안해 졌다.

--대회가 열린 시더릿지 코스는 파71에 코스 전장이 6천602야드로 상당히 길었다.

▲올해 들어 메이저대회(나비스코 챔피언십)와 몇몇 대회가 매년 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장타자들에게 다소 유리하게 코스 세팅이 돼 있다.

갈수록 코스가 길어져 부담도 되나 우드샷으로 극복을 해야 할 숙제다.

또한 날씨가 나빠 연습 라운드도 하지 못한데다 작년에 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코스가 낯설었다.

클럽 선택을 비롯해 많은 부분에서 캐디의 도움을 받았다.

--결혼에 대해.

▲이제 좋은 사람 있으면 결혼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싶다.

이상형은 나를 이해해 주고 키가 큰 사람이면 좋겠다.

그런데 결혼이 골프처럼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닌 것이 문제다.

--어버이날도 다가오는데.

▲우승이 부모님께 제일 좋은 선물이 아니겠나.

또 지난 한 주 쉬는 동안 KTF 농구단의 챔피언 결정전을 인터넷으로 관심있게 보았다.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안타깝게 져 속 상했는데 나는 연장에서라도 꼭 이겨 보답하고 싶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