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사립대 총장들이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를 정부와 헌법재판소에 전달하기로 했다.

사립대 총장들이 사학법 등에 대해 공동 결의문 형식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전국 158개 사립대 총장으로 구성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는 4일 오후 서강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사학법과 교수노조 설치 등에 관한 의견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총회에는 총 158개 회원 대학 중 130개대 총장이 참석했다.

협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사학법은 대학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마땅히 폐지돼야 한다"면서 "특히 개방형 이사제는 현행 헌법 질서에 배치되며 나아가 대학평의회 제도는 대학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열린우리당이 교수노조 설치를 위한 입법을 시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교수 노조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입법으로 인정된 예가 없으므로 즉각 중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에까지 결의문을 전달하는 이유는 사학법에 관한 위헌 소송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이를 촉구하기 위한 의미"라고 말했다.

사립학교와 종교계 학원 이사장 등 15명은 2005년 12월 개방형 이사제와 임원 취임승인 취소 등을 핵심으로 한 개정 사학법이 헌법상 교육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

한편 당초 예상과는 달리 협의회는 이날 결의문에 '3불 정책(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에 대한 의견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손병두 회장은 "예전에도 3불 정책만을 갖고 얘기한 것이 아니라 대학 자율화의 문제로 접근한 것이었다"며 "하지만 대학이 자율성을 갖고 학생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또한 "이번 결의문을 유력 대선 주자들에게 건네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지난 3월 결성된 사학발전정책 워킹그룹을 통해 3불 정책을 포함한 사립대 자율화 관련 연구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워킹그룹에는 회장단 소속 대학에서 1명씩 파견된 22명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학자율화,사립학교법,대학제정문제 등 3개 분과로 나뉘어 개선책의 정치권 호소 및 정부 건의를 목표로 활동해 왔다.

워킹그룹이 마련한 구체적인 개선책은 오는 6월28일과 29일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