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기금-풍수사 서로 "내 유언장이 진짜"

아시아 최대의 여성부호 니나 왕(王如心) 차이나켐(華懋)그룹 회장이 남긴 12조원 가량의 유산을 둘러싸고 제2차 법정공방이 벌어지게 됐다.

니나 왕의 2002년 유언장에 상속인으로 지목된 차이나켐 자선기금 유한공사측은 25일 니나 왕의 전속 풍수사인 토니 찬(陳振聰.47)을 상속인으로 정한 2006년 유언장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소송을 홍콩 고등법원에 냈다.

지난 3일 자녀를 남기지 않고 사망한 니나 왕은 지난해 10월 작성된 유언장에 모든 재산의 단독 상속인으로 자신과 절친했던 풍수사 토니 찬을 지목했다.

니나 왕은 공식적인 재산 328억홍콩달러(약 3조9천억원)과 함께 모두 1천억홍콩달러(11조8천억원)의 유산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니나 왕은 앞서 2002년 입회인 2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든 유산을 자신과 남편이 공동 설립한 `차이나켐 자선기금 유한공사'에 넘기겠다는 유언장을 남긴 바 있다.

당시 유언장에서 니나 왕은 재산 상속 집행인으로 유엔 사무총장과 중국 총리, 홍콩 행정수반을 지정하기도 했다.

이로써 납치됐다 실종된 부동산 재벌 남편의 유산을 둘러싸고 니나 왕이 시아버지와 10여년간 남편 유언장의 진위를 다퉜던 법정분쟁이 또다시 재연되는 셈이다.

당시 시아버지측 변호를 맡았다 이번에 다시 차이나켐 자선기금측 변호인이 된 브라이언 길크리스트는 판결에 이르려면 최소 6개월에서 9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토니 찬측 변호인은 이번 소송이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법정절차에 따라 14일 이내에 답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니 찬은 니나 왕 남편이 처음 납치됐을 당시 니나 왕에게 남편의 생존과 석방을 점쳐줬다 실제 남편이 살아 돌아오면서 니나 왕의 믿음을 산 이후 니나 왕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