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 값의 바로미터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가격이 올 들어 20% 이상 떨어졌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 데다 올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집값이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으로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남 아파트 값이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해 왔던 만큼 강남 재건축 단지의 대표 격인 은마아파트의 가격 급락은 수도권 전체 집값에 민감한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24일 대치2동 사무소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34평형(9층)은 지난 16일 10억원에 실제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실거래가 하한선이 12억9000만원으로 가장 높았던 지난해 12월보다 22.5% 하락한 것으로,작년 1월(9억4900만~10억75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31평형(11층)은 지난 13일 9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실거래가 신고 업무를 맡고 있는 대치2동 사무소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이달 들어 3억원 가까이 떨어진 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실거래가는 지난해 집값이 급등하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태"라고 밝혔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은마 34평형의 실거래가는 지난해 1월 9억4900만~10억7500만원에서 4월에는 12억~12억5000만원,12월에는 12억9000만~13억4800만원으로 급등했다.

최고 실거래가는 14억원(11월)이었다.

31평형도 지난해 7월 8억4000만~8억7500만원에서 거래가 이뤄지다 11월 하순에는 11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중개업소들은 주택을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은마아파트 값이 더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은마 34평형은 지난 17일 경매시장에서 10억9000만원에 나왔으나 유찰돼 다음 달 22일 8억7200만원에 다시 입찰에 부쳐질 예정이다.

강남지역의 다른 재건축 아파트 값도 지난해 가을 이전 수준으로 속속 떨어지는 등 집값 하락세가 확산되는 추세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36평형은 작년 12월 16억5000만원까지 올랐지만,지금은 13억8000만원으로 호가가 내렸는데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온 매수 문의라고는 11억원이면 생각해 보겠다는 전화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 9단지 33평형도 6억5000만원까지 올랐으나,현재는 5억8000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인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은마 34평형이 심리적 저지선인 10억원까지 떨어진 것은 강남지역은 물론 수도권 전체 아파트 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