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가 6m나 되지만 생물학적으로 분류된 적이 없는 3억5천만년 전의 생물체 화석이 진균류로 밝혀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 연구진은 거대한 나무 둥치 모양의 화석을 화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식물이 아닌 진균류로 밝혀졌다고 지질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프로토택사이트'(Prototaxites)로 알려진 이 거대한 생명체 화석을 놓고 일부 학자들은 침엽수로 일부는 조류(藻類)로, 또 다른 학자들은 진균류로 추정하는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앞서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한 학자는 이 화석의 내부 구조 분석을 토대로 진균류일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는데 시카고 대학 연구진이 이 화석의 탄소 성분을 비슷한 시기인 약 4억년 전 식물 화석과 비교한 끝에 진균류임을 확인한 것이다.

만일 프로토택사이트가 식물이라면 탄소 구조가 유사한 식물과 비슷해야 하는데 이 화석의 탄소 성분은 식물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를 보였다.

효모나 곰팡이, 버섯을 포함하는 진균류는 식물도 동물도 아닌 독자적인 계(界)를 이룬다.

한때 진균류는 식물로 분류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동물 쪽에 더 가까우면서 먹이를 먹지 않고 흡수하는 부류로 간주된다.

4억2천만~3억5천만년 전의 거대한 진균류 화석 표본들은 전세계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이 시기는 다족류와 곤충, 환형동물들이 처음 육지에 진출한 시기이며 등뼈를 가진 동물들은 아직 바다를 떠나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는 가장 큰 나무도 키가 1m를 넘지 않아 거대한 진균류와는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당시는 초식 공룡조차 등장하지 않았던 시기라면서 "이 시대의 생명체 화석이 오늘날까지 남아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로이터=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