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을 앞두고 주택 경기가 급속히 위축되자 레미콘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건설 현장이 줄어들면서 레미콘 출하량이 대폭 감소해 도산하거나 자진 폐업을 검토하는 레미콘 업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부터는 레미콘 제조원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시멘트,자갈,모래 등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22일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 현재 부도가 난 레미콘 업체는 9개로 작년 한햇동안 발생한 전체 부도업체(28개)의 3분의 1 수준에 달했다.

최근 정부가 잇따라 발표한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급랭하면서 레미콘 출하량이 크게 줄어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실제 작년 한 해 레미콘 출하량은 1억3273만㎥로 2003년 출하량(1억4779만㎥)에 비해 10.2% 감소했다.

레미콘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으나 대형 건설업체에 납품하는 레미콘 가격은 오히려 떨어진 것도 경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달에만 시멘트,모래,자갈 등의 원자재 가격이 인상돼 레미콘 가격을 1㎥당 5000원 정도를 올려야 하는 데도 건설업체들이 원가절감을 이유로 지난해보다 2% 낮은 가격으로 레미콘을 납품받고 있어 많은 업체들이 문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레미콘 가격의 현실화 이외에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만한 뚜렷한 대응 방안이 없다"며 "현 가격구조는 레미콘의 품질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형건설사에 가격 인상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대형건설사 A사 관계자는 "레미콘 업계 경영난은 레미콘 가격 하락뿐만 아니라 업체 간 출혈경쟁,과잉생산시설 등 구조적인 문제도 크다"며 "협회 차원의 요청이 있을 경우 가격 인상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