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중국발 긴축 우려와 주가 조작 파문에 따른 충격을 딛고 이번주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21일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중국 긴축 우려가 또다시 조정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다음주 증시가 숨고르기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조정의 성격이나 폭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유가증권시장 = 이번주 유가증권시장은 중국 경기 과열에 따른 긴축 우려감 속에 한차례 조정을 받았으나 곧바로 안정을 되찾으며 상승세를 지속했다.

코스피지수는 전주말보다 12.30포인트(0.80%) 오른 1,533.08로 마감했다.

중국 긴축 우려 속에서도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는 등 글로벌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 점도 빠른 지수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

수급 측면에서 강도는 다소 약화됐으나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번주 내내 이어지며 투신권의 매물을 소화해냈다.

업종별로는 유통, 건설 등 내수주들이 강세를 보인 반면 전기전자, 철강 등 수출주들은 다소 부진했다.

다음주 증시는 중국발 긴축 우려와 단기 급등 부담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뚜렷한 상승 모멘텀도 없는 숨고르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국 긴축 이슈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중국 금리 인상이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은 별다른 조정 없이 상승해온 증시에 기술적 부담을 해소할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미 일차적인 충격이 가해진 만큼 이번주와 같은 급락이 재연될 가능성은 높지 않겠으나 과열부담을 식힐 수 있는 국면이 당분간 전개되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도 "단기 상승 부담의 해소가 필요한 시점에서 중국 변수가 기술적 조정 시점과 맞물려 나타났다는 점이 다소 부담스럽다"며 "그러나 조정이 나타난다고 해도 2004년이나 지난 2월의 조정 수준보다 약할 가능성이 높으며 전반적인 흐름은 기술적인 조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중국발 충격에 따른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2004년 이후 6번의 중국 지준율 인상과 4번의 금리인상 시점을 전후로 주가는 오히려 2% 내외의 상승을 기록했다"며 "중국발 충격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떨기 보다는 국내외 경기 상승국면을 겨냥한 포트폴리오 조절의 좋은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주에는 애플과 퀄컴(이상 25일) 등 미국 기술주들을 비롯해 삼성SDI(24일), KTF와 KT&G(이상 25일), SK(26일) 등의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맞고 있지만 주가와의 상관관계는 그리 높지 않은 모습"이라며 "당분간은 펀더멘털보다 유동성 변수가 초점을 맞춘 시장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 13일간 조정 없는 상승세를 이어오며 700선 회복을 눈앞에 뒀던 코스닥시장은 이번주 주가 조작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그러나 주 후반 안정을 되찾으며 코스닥지수는 전주말보다 6.34포인트(0.10%) 소폭 오른 691.5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가운데 코스닥시장도 방송서비스와 통신방송, 제약, 의료 등 내수업종들이 강세를 보였다.

주가 조작 파문으로 그동안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은 다소 가라앉았으나 다음주 코스닥시장은 재차 상승 랠리에 접어들기 보다는 차분한 흐름을 보이며 종목 장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 정근해 애널리스트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주가 조작 파문으로 진정시킨 측면이 크고 보조지표들도 과열권에서 조금씩은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검찰조사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이고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양상은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실적에 따라 종목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아 지수 등락에 따른 투자전략보다는 조정장을 극복할 실적 개선 종목과 외국인.기관 투자종목으로 매매방향을 압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애널리스트도 "향후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 양상이 나타나면서 종목별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실적 호전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인터넷업종을 비롯해 기계, 조선부품, 비철금속 업체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용잔고와 미수금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수급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정 애널리스트는 "신용잔고가 2조원을 넘어가는 상황임에도 미수금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개인들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이같은 수급적인 단기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