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소는 `합동분향소'...곳곳서 오열

미국 버지니아주가 20일 버지니아공대 참사사건 애도의 날로 선포한 가운데 이 대학에는 이날도 희생자들의 명복을 기원하려는 희생자 가족들과 동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총격참사가 빚어진 노리스홀 앞에 마련된 추모소에는 희생자 개개인을 기리는 자갈 32개가 반원을 그리고 있으며, 그 옆에 희생자 이름과 함께 성조기, 헌화 등이 각각 꽂혀 있어 마치 `합동 분향소'를 방불케 했다.

이날 낮 12시 버지니아공대 동문회가 마련한 추모행사는 희생자 가족과 동문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이 대학의 상징색인 적갈색과 오렌지색 T-셔츠를 입고 나온 동문들은 곳곳에 마련된 대형 흰색 판지 위에 `우리 호키(Hokie.버지니아공대의 상징)는 하나다.

우리는 영원히 당신들을 기억할 것'이라는 등의 애도 글을 남겼으며, 희생자들을 기리는 기도와 함께 곳곳에서 탄식과 오열이 흘러나왔다.

동문들은 행사에서 침묵의 묵념에 이어 아픔을 떨치고 다시 일어서자는 듯 일제히 "렛츠 고 호키(Let's Go Hokie)"라는 구호를 외쳤다.

추모소 앞에 위치한 노리스홀은 여전히 경찰의 엄중한 감시 속에 봉쇄된 가운데 희생자 가족과 학생 5명이 희생자 32명의 이름을 새긴 적갈색과 오렌지색 풍선을 날리며 애도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대형 카세트를 통해 조종을 울리며 희생자들의 애도를 표하는 친지와 지인들의 육성 애도문을 흘려보낸 뒤 서로 부둥켜 안고 오열했다.

이 행사를 마련한 학생대표 트레리 쉬넨씨는 "오늘은 너무 슬픈 날이다.

우리 모두 희생자들 개개인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호키들은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스버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