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협약 리더십 발휘하겠다"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의 각종 기구가 '하나의 유엔'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유엔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기후변화협약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또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해 측면지원을 해왔으며 6자회담이 잘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취임 100일을 맞은 10일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 100일이 아주 바쁘고 힘든 기간이었지만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 총장은 "100일 동안 유엔에 개혁을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 노력했고 어느 정도 기틀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며 "국제적으로는 수단의 다르푸르 문제와 이스라엘과 아랍 문제 등 분쟁해결에 조금이라고 기여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고 나름대로 성취함을 느끼고 있다"고 자평했다.

또한 많은 국가의 지도자들과 만나 같이 일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것도 기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특히 유엔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 유니세프 등 다양한 유엔의 기구들이 협력을 통해 재원 운영과 기능 등을 효율화함으로써 '하나의 유엔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개혁안'(sysetem wide coherence)을 이달 중 총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혀 유엔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이 방안에는 여성 문제를 전담하는 사무차장 직위를 신설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반 총장은 덧붙였다.

반 총장은 기후변화협약의 진전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국제사회의 의지를 결집해 사무총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면서 올해 안에 이 문제를 다루는 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 등을 개최하는 복안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관련해서는 "회담이 어느 정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사무총장으로서 별도의 방안을 강구해야겠다는 생각을 검토해보지 않았다"면서도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 관련국과 협의를 하는 등 사무총장으로서 적극적인 측면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사업의 투명성 문제로 중단된 UNDP의 대북 사업 감사 문제에 대해서는 "사무총장으로서 입장이 난처한 점도 있었지만 원칙적으로 북한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사한 유엔의 활동을 감사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북한이 감사에 협조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다르푸르 문제와 관련, 9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유엔과 아프리카연합(AU), 수단 정부가 협의를 한 결과 사태 해결을 위해 자신이 제안한 방안 중 한가지 정도만 남겨두고 거의 다 합의가 돼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유엔과 AU 합동 평화유지군이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 총장은 "하루에 5~6명의 정상과 통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얼마 전에는 하루 동안 이란 및 이라크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레바논 수상,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과 통화를 했다고 말해 분쟁해결을 위해 바쁘게 노력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