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복용 후 말을 타고 시내를 활보했다면, 그리고 음주 후 스케이트 링크용 정빙기(整氷機)를 몰았다면 어느 쪽이 처벌을 받게 될까.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 전자의 경우 약물복용 운전에 해당되지만 후자는 음주운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미 앨라배마주의 실베이니아 경찰당국은 약물복용 상태에서 한 밤중에 말에 탄 채 시내를 활보하던 멜리사 바이럼 요크(40.여)를 약물복용운전 혐의로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현지 경찰 당국자는 "당시 지나던 차량이 말을 피해 달려야 했고 거의 칠 뻔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약물복용운전 또는 음주음전은 네 개의 바퀴가 아닌 네 개의 다리를 가진 운반수단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요크는 지난달 31일 밤 말을 타고 시내를 활보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요크가 정지명령에도 불구하고 말에게 박차를 가하는 등 불응했는가 하면 말이 경찰차량을 들이받도록 했으며 메탐페타민(히로뽕)과 마리화나, 작은 담배 파이프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면서 그에게 약물복용 운전 외에 약물 소지, 체포 저항, 도주, 동물학대 등의 혐의도 적용됐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혈중 알코올농도 0.12의 상태에서 아이스링크용 정빙기 잼보니를 몬 존 페라갈로(64)에 대해 미국 법원은 음주운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뉴저지주의 모리스타운 소재 메넨 스포츠 경기장에서 잼보니 운전사로 일하는 페라갈로는 지난 2005년 음주 상태에서 잼보니를 거칠고 빠르게 몰아 경기장 벽을 들이받을 뻔 했다는 동료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돼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다.

뉴지지주 법은 혈중 알코올농도 0.08 이상을 음주운전의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현지 법원은 3일 잼보니는 고속도로에서 사용할 수도 없고 승객을 태울 수도 없기 때문에 자동차 류로 볼 수 없다면서 페라갈로의 경우는 음주운전에 해당되지 않으며 면허취소와 처벌을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실베이니아.뉴어크 AP=연합뉴스)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