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도 주말도 잊은 두산그룹 연수원.'

지난 2일 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두산그룹 연수원인 'DLI-연강원'의 한 교실. 6~7명의 두산 직원들이 밤 12가 넘었는데도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컴퓨터를 보고 있는 직원, 숫자를 갖고 토의하는 직원, 무언가 도표를 작성 중인 직원…. 이들은 두산그룹의 고유한 교육프로그램인 PLP(Performance Leadership Program·성과 및 리더십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두산인프라코어 직원들이다.

7단계로 구성된 PLP는 주어진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익히는 과정. 원래는 경영 컨설팅 회사가 컨설턴트를 육성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두산그룹이 지난해부터 회사에 맞게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PLP 프로그램의 특징은 강의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문제 해결 방법을 배운 뒤에는 각자 실제 과제를 갖고 와서 해결안을 도출하고 그 결과를 경영진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DLI-연강원은 주말에도 바쁘게 움직인다.

현업에 바쁜 교육생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주말에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주말마다 기초경영반 2개, 인사관리반 2개가 각각 진행된다.

또 외국인 교사와 5~6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영어수업반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이 주말이면 가고싶은 곳도 많겠지만 무한 경쟁 사회에서 성공한다는 목표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DLI-연강원의 주말 강의는 또다른 특징이 있다.

기초경영반과 인사관리반 강사들이 모두 그룹에서 선발된 사내강사라는 점이다.

이들은 평소에는 계열사별로 맡은 직무를 수행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두산의 미래를 책임질 리더를 육성한다는 보람에 휴일도 잊고 강의에 열중하고 있는 것. 그룹 관계자는 "'리더들이 리더들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사내 강사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영어와 경영학을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도 올해 6월 처음 실시할 계획이다.

3주짜리 '미니 경영학석사(MBA) 프로그램'이 그것. 이 수업은 캐나다대 교수들의 지도 하에 전 과정이 영어로 진행된다.

비록 3주이긴 하지만 커리큘럼이 방대해 철저한 수업준비를 해야만 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두산은 중공업과 ISB(인프라스트럭처 지원 사업)를 중심으로 2015년 100조원 매출 달성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갖고 있다.

이는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거둬야 가능한 일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두산은 회사 차원에서 최적의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동시에 직원들 개개인도 이에 적합한 인재로 전환시키기 위해 교육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