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ㆍ도곡ㆍ홍제동 학원 원장과 강사 25명 적발
현직 전문의도 포함

위조된 졸업증명서를 이용해 학원 수강생과 교육당국을 속여 온 가짜 명문대 출신 학원 원장과 강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일 공ㆍ사문서 위ㆍ변조 등 혐의로 서울 홍제동 D학원 원장 이모(4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도곡동 K수학학원 원장 김모(50)씨와 강사 23명, 졸업증명서 위조 브로커 2명 등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D대 일문과 중퇴자인 이씨는 2004년 12월 위조 브로커에게 500만원을 주고 위조된 모 명문대 사회대 졸업증명서 5매를 받은 뒤 대형 입시학원을 설립ㆍ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1999년부터 이 대학 졸업생을 사칭해 온 이씨는 여러 학원에서 국어와 논술을 강의한 경력을 바탕으로 본관 1개동과 별관 2개동 규모의 대형 입시학원을 차린 후 월매출 8천만원을 올리며 지금까지 6억2천만원을 챙겼다.

이씨는 명문대 출신 강사가 많다고 광고하는 전단지도 배포했으나 여기 실린 강사진 중 절반 이상이 실제로 강의를 하지 않거나 허위 학력을 내세운 `가짜 강사'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대학 중퇴자인 도곡동 K수학아카데미학원 원장 김씨와 부인 김모(47)씨는 2005년 11월 친구 명의의 졸업증명서를 본뜬 위조 졸업증명서를 교육청에 제출하고 보습학원을 운영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대치동 J학원 생물 강사 서모(60)씨는 고졸 학력이 전부인데도 위조된 모 명문대 생물학과 졸업증명서로 최근 20여년간 4개 학원에서 수험생을 상대로 생물 과목을 강의해 왔다.

경북 영주에서 개업중인 모 명문대 출신 현직 이비인후과 전문의도 영문과 출신인 것처럼 본인의 졸업증명서를 변조해 5개월간 입시학원에서 영어를 강의한 경우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졸업증명서를 위조한 학원 원장ㆍ강사 25명을 관할 교육청별로 보면 동작 7명, 북부 5명, 강남 4명, 서부ㆍ중부 각 3명, 동부ㆍ남부ㆍ성북 각 1명 등이다.

경찰은 교육청에 등록된 서울시내 학원 강사들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나왔다고 주장하는 4천여명의 학적을 해당 학교에 조회해 졸업증명서 위조 여부를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점검을 실시한 3개 대학 이외의 학교 졸업생을 사칭한 사례나 아예 교육청에 채용통보조차 되지 않은 사례도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