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얼굴보면서 통화… 벨소리에도 영상기능

이동중에도 끊김없이 초고속 인터넷 할수있어

전세계 어딜가더라도 내 휴대폰으로 자동로밍

아내 대신 백화점에 쇼핑나온 A씨. 식료품 코너에 들렀는데 아내가 원하는 물건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게 그거 같은데 어떤 걸 살까." "휴대폰으로 물건 좀 비춰 봐요.

맨 오른쪽 걸로 사오세요." 영상통화를 이용하니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 없이 바로 물건을 고를 수 있다.

대학생 B군은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파리 샹젤리제 모습과 함께 "봉주르~" 하며 인사가 나온다.

예전에는 통화연결음은 음악만 나왔는데 동영상으로 바뀐 것. 이 친구는 여행지를 옮길 때마다 색다른 동영상을 올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KTF가 지난 1일 영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 이동통신 '쇼(SHOW)' 전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국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상대방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고 대용량 데이터를 신속히 주고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동통신 패러다임은 '듣고 말하는 전화'에서 '보고 즐기는 전화'로 바뀌었다.

전송속도가 빨라지면서 음성과 텍스트로 제한받았던 각종 부가 서비스도 영상 중심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변신하고 있다.

◆상대방 얼굴 보며 통화한다

영상통화는 3세대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 상대방 표정까지 읽으며 '느낌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

물론 두 사람 모두 3세대 휴대폰을 가지고 있어야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해외에 나간 가족이나 직장동료, 시골에 계신 부모님과 얼굴을 보며 안부를 전하는 것은 기본이다.

동시에 여러 명이 영상회의도 할 수 있다.

영상통화를 하면서 문자를 주고 받는 것도 가능하다.

영상통화는 이 밖에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양로원이나 놀이방에 있는 부모와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긴급구조 요청이나 화재, 교통사고의 영상 제보도 가능하다.

간단한 진료는 의사와의 영상통화로 할 수 있다.

SK텔레콤 KTF 등 이동통신사들은 영상통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요금 경쟁도 벌이고 있다.

KTF가 전국 서비스 시작과 함께 영상통화 요금을 10초당 36원으로 낮추자 SK텔레콤은 10초당 30원으로 더 싸게 책정하며 맞불 작전을 펼쳤다.

◆영상으로 보고 즐긴다

3세대 이동통신에서는 통화연결음이나 벨소리 등에도 영상 기능이 더해진다.

빵빵한 음악과 화려한 동영상을 통해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다.

'영상링투유'는 기존 통화연결음 대신 영상이 들어간 통화연결 동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 음악 대신 뮤직비디오나 동영상을 보면서 기다릴 수 있다.

'영상리얼벨'은 전화를 받을 때 뮤직비디오나 인기 드라마 영화 등 영상이 벨소리와 함께 재생되는 서비스다.

휴대폰 배경화면(영상스크린)을 화려한 동영상으로 꾸미고, 문자메시지(MMS플러스)도 동영상으로 다이내믹하게 보낼 수 있다.

실제 노래방처럼 영상과 반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영상노래방', 실시간 동영상을 2배 더 깨끗하게 감상하는 '고품질 데이터' 서비스, 휴대폰으로 방송을 중계하듯 동영상을 보내는 '영상 라이브 방송' 등도 있다.

앞으로 휴대폰에 'www'로 시작하는 주소를 입력해 원하는 사이트에 접속하는 '풀 브라우징'도 본격화한다.

화려한 그래픽의 네트워크 게임도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빠르고 편리하지만 요금은 부담

다양한 영상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데이터 전송속도가 현저히 빨라졌기 때문이다.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망에서 데이터를 내려받는 속도는 이론상 초당 14.4메가비트(Mbps)에 달한다.

KTF는 현재 최대 3.6Mbps를 제공하지만 머잖아 훨씬 더 빨라진다.

3세대 서비스는 특히 각국의 사업자들이 똑같은 주파수와 기술표준을 사용하기 때문에 글로벌 통신 서비스가 가능하다.

유럽이나 미국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국내에서 쓰던 휴대폰과 번호를 현지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영상전화는 물론 데이터 자동 로밍도 된다.

하지만 동영상을 활용하는 서비스는 정보이용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영상링투유는 월정액 900원, 영상리얼벨과 영상스크린은 건당 900원(60초)의 정보이용료를 내야 한다.

동영상을 내려받을 때는 데이터통화료를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데이터정액제에 가입하는 편이 유리하다.

KTF는 4월 말까지 이들 영상 관련 서비스 정보이용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