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회활동 최대 걸림돌은 자녀 양육"

아내가 미취학 어린이를 돌보는 시간은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인 반면 남편은 1시간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결혼한 여성의 취업에 가장 큰 걸림돌이 자녀 양육이란 사실을 거듭 보여주는 것으로 안정적 양육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7일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두고 한국여성개발원이 발표한 `가족내 돌봄노동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서울ㆍ경기 지역의 미취학 자녀를 둔 401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내가 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하루 평균 11시간36분으로 남편(1시간17분)의 10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남편이 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주말에는 2시간 20분이지만 주중에는 45분에 그쳐 사실상 어머니가 양육을 전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직업이 있는 여성이 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8시간40분으로 전업주부의 13시간20분에는 못 미치지만 남성과는 큰 차이를 보여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도 양육 부담은 대부분 여성이 맡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사 대상자의 79.8%가 핵가족 형태를 띠고 있어 여성의 양육 부담이 거의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양육 부담으로 부부 간 갈등을 겪는다는 응답이 54%에 달했고 그 원인으로는 `자녀 양육 분담문제'(50%), 양육 및 교육 방식의 차이(36.2%), 비용문제(13.3%) 등이 꼽혔다.

응답자들은 자녀 양육비로 평균 52만9천원을 지출하고 있는데 내용을 보면 `보육시설 이용비'(25만2천원), `학원비'(14만5천원), `분유 및 기저귀 구입비'(10만4천원), `간식비'(9만3천원) 등 순이다.

장애아를 둔 200가구와 허약 노인이 있는 4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자녀양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여성이 양육과 부양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아를 둔 가정에서 여성이 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하루 평균 13시간16분에 달했고 남편은 2시간15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개발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에도 자녀 양육을 전적으로 여성이 맡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양육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재정립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1일부터 9월28일까지 서울ㆍ경기 지역의 1천1가구를 대상으로 한국갤럽이 실시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