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신분 누설 사건 (리크 게이트)과 관련, 유일하게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에게 유죄평결이 내려졌다.

워싱턴 연방 지방법원 배심은 6일 리비에게 기소된 5가지 혐의중 위증, 사법방해, 허위 진술등 4개 혐의에 유죄를 인정했다.

리비는 이에따라 최고 3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으나,리비의 변호인은 항소할 방침임을 밝혔다.

리비의 변호인들은 공판에서 위증 및 허위진술 혐의에 대해 "국가 안보 문제에 매달렸던 상황에서 기억이 확실치 않아 일어난 것"이라며 고의성을 부인했으나, 배심은 리비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의 존재를 부인하는 보고서를 작성한 조지프 윌슨 전 대사를 보복하려 그의 부인인 밸러리 플레임이 CIA 요원이란 사실을 기자들에게 의도적으로 흘린 뒤 수사가 시작되자 수사 요원 및 대배심에 "기자한테서 들었다"는 등 허위 진술을 했다는 검찰측 공소 사실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특히 배심은 리비가 지난 2004년 3월 대배심앞에서 2차례 진술한 내용을 담은 6시간 분량의 육성 테이프를 청취하기도 했다.

지난 5주간 진행된 '리크 게이트' 재판에는 플레임의 신분을 처음 폭로한 보수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을 비롯,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부국장, NBC의 팀 루서트 워싱턴 지국장, 전 뉴욕 타임스 기자 주디스 밀러 등 쟁쟁한 스타 기자 10명과 어라이 플라이셔 전 백악관 대변인, 존 해너 부통령 안보 보좌관 등 모두 19명이 증언대에 섰다.

리비의 변호인들은 검찰의 반대 신문을 우려, 정작 리비나 체니 부통령을 증언대에 세우지는 않았다.

한편 이 사건 후 CIA를 사직한 플레임은 리비를 비롯, 리비에게 자신의 신분을 알려준 체니 부통령과 노박에게 자신의 신분을 누설한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등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진행중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