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경영권을 둘러싼 부자 갈등이 결국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둘째 아들 강문석 전(前) 수석무역 대표 측이 자신이 제안한 이사후보자 추천 주주제안을 동아제약이 이사회를 열어 거부하자 법적 대응에 나선 것.
강 전 대표측은 23일 동아제약을 상대로 자신의 주주제안을 오는 3월16일 열리는 동아제약 정기주총의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해 줄 것을 요구하는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과 `동아제약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각각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박카스 부자'의 갈등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셈이다.

법원이 수석무역 측의 주주제안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동아제약은 형식적으로라도 이사회를 다시 열어 강씨 측이 추천한 이사후보자 선임 안건을 동아제약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해야 한다.

이럴 경우 부자간의 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석무역 측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은 1∼2주일 안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수석무역 측은 나아가 동아제약 정기주총을 금지 혹은 연기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카드도 꺼내드는 등 동아제약을 다각도로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수석무역 관계자는 "지금껏 상장회사 치고 주주제안을 거부한 경우는 단 한 사례도 없었다"며 "법적으로 잘못된 절차를 바로잡기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요 주주가 요구한 주주제안이 거부된 이상 동아제약 정기주총도 정상적으로 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동아제약은 지난 22일 강씨가 동아제약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의 경영 부실을 비난하며 강씨가 추천한 10명의 이사후보자에 대한 선임안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