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貞希 < 밝은청소년지원센터 상임대표 yourscenter@hanmail.net >

쌍춘년 마지막 주말 결혼식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주례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갑자기 주위가 시끄러워졌다.

너댓 살로 보이는 아이 3명이 예식장이 놀이터인양 소리 지르며 뛰어들어 옆문으로 나갔다.

잠시 뒤 다시 뛰어다니며 짧지 않은 소동을 피웠다.

10여년 전 전철 안에서 본 아이와 엄마가 생각났다.

옆 사람을 쿡쿡 찌르며 장난치는 네 살배기 남자아이.참다 못해 "아이가 활발하네요"라고 건넨 말에 무안해 하거나 아들을 저지하기는커녕 자랑스러워하던 엄마.점점 심해지는 아이에게 하는 말 "호랑이가 잡아간다". 물론 그런 일 없으니 몇 초 후 머리까지 툭툭 친다.

엄마 왈(曰) "순경이 잡아간다".역시 상황을 파악한 아이,귀고리까지 잡아당긴다.

"너 유치원 안 보내준다"는 엄마의 협박에 엄마를 때리는 아이.우리의 자녀양육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7년 동안의 미국 유학 시절,온갖 인종이 모여 있는 유치원에서 가장 말썽꾸러기는 한 해도 예외없이 한국 아이들이었다.

수업시간 간식시간에 떠들거나 돌아다니고 다른 아이들을 집적거리거나 때렸다.

대체적으로 한국의 부모는 원칙 및 일관성 없는 양육태도와 다분히 폭력적인 훈육(訓育)방법을 쓴다.

기분이 좋으면 떼를 써도 들어준다.

기분이 나쁘면 정당한 요구도 들어주지 않는다.

아이를 통제하는 방법이 다분히 폭력적이다.

대화하며 설명하기보다는 감정적으로 야단치거나 소리지르고 때리기도 한다.

아이는 이유 없이 남에 의해 저지당한다고 생각한다.

손님이 오거나 외출 시에는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없어서인지 너그러워(?)진다.

그런 강압적인 사람이 없는 학교는 아이에게 무법천지일 수밖에.

요즘 대부분의 외동이들은 무조건적인 사랑(?)과 과(過)보호까지 받으니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게다가 '기 죽을까봐' 남에게 피해를 주는 아이를 제지하지 않는 부모도 많다.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느 정도까지 떼를 쓰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정확히 안다.

모든 부모는 자식이 세상에 나가 환영받고 사랑받기를 원한다.

제멋대로인 아이들은 어느 누구로부터 환영도 사랑도 받을 수 없다.

무조건적인 허용이 아닌 절제와 훈육이 필요하다.

원칙과 일관성을 위한 비타민N(NO:안 돼)이 필요하다.

비타민은 많아도, 적어도 성장과 건강에 문제가 된다.

아이에게 감정과 폭력은 지양(止揚)하고 적절히 '안 돼'를 말할 수 있는 부모만이 환영받는 아이를 가질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