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권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 측은 28일 당내 경선 전 두 후보가 갈라서 독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게 나타난 연합뉴스-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양측은 독자 출마설에 대해 "갈라서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일축하면서도 51.6%의 응답자들이 `두 후보가 갈라서 각자 출마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경선을 치르고 결과에 승복하리라고 본다'는 응답은 38.5%에 그친 조사 결과에 다소 놀라는 눈치였다.

박 전 대표의 이정현 공보특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그렇게 (독자 출마)할 가능성이 전혀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단언했다.

다른 측근은 "박 전 대표는 선공후사(先公後私)를 최고의 미덕으로 삼고 살아온 분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걱정하는 일이 박 전 대표 때문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 측 조해진 공보특보도 "여당 지지자 및 호남.충청권 유권자들이 그런 전망을 한 것 같으나 (갈라선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며 "이 전 시장은 항상 (예비후보들이) 단합해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 측근은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박 전 대표를 2배 가량 앞서므로 당원들도 당연히 될 사람을 찍을 텐데 그런 염려를 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면서 "박 전 대표 역시 과거 탈당 경력이 있는데다 당을 나가면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더 낮아지므로 당을 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여론조사 문항이 어떻게 구성됐느냐"고 묻는가 하면 "두 사람의 경쟁이 갈수록 과열되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로 치닫고 있어 사실 걱정"이라고 말하는 등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국민들내에 그런 의견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많은 국민들이 당의 분열을 예상하고 있는데 놀랐다"며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양 후보측이 겸허하게 받아들여 반드시 경선에 참여하고 승복하겠다는 것을 재삼 재사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이 전 시장측은 "검증 공세가 오히려 박 전 대표에게 불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국민들은 집안 싸움을 일으키는 것은 좋지 않게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은 "작년까진 이 전 시장이 공격적이고 이슈를 선점해 왔으나 현 시점은 박 전 대표가 경선 이니셔티브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라며 "시간이 좀 흘러야 국민에게 임팩트가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나라당 주자임에도 이번 조사에서 범여권 단일후보 선두권에 오른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 측은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수원 공보특보는 "손 전 지사가 `국민통합론'을 내세워 한나라당이 중도개혁세력을 안고 가야 한다고 강조해온 점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당내 경선 차원에서 볼 때 유리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결과는 손 전 지사가 본선 후보가 될 경우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층 외에 여권 지지자 또는 부동층의 표를 대거 흡수해올 수 있다는 뜻인 만큼 '본선경쟁력' 만큼은 손 전 지사가 최고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