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면 각종 연구기관에서 다음 해의 경제를 전망하곤 한다.

당연히 이러한 예측 중에는 맞는 것도 있고 틀리는 것도 있다.

연구기관뿐 아니라 개인들도 이번 대선에서는 어떤 후보가 당선될 것인가,올해 경기는 어떠할까에 대해 나름대로 예측을 한다.

이 때 일정한 근거를 기초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직감적으로 판단한다.

행동경제학에서는 '불완전하지만 판단에 도움이 되는 주먹구구식 직감'을 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한다.

휴리스틱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다니엘 카너먼 교수가 창안한 행동경제학의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다.

일상 생활에서 어떤 사람이나 상품을 판단할 때 활용하는 출신지역,성별,학벌,브랜드 등도 일종의 휴리스틱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사람들에게 자살과 타살 중 어느 쪽이 많은가 물어보면 대부분 타살이 많을 것이라고 착각(편향된 사고)한다.

뉴스에는 자살보다 타살사건이 훨씬 많이 보도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가 판단할 때 자주 활용하는 휴리스틱은 실제 사실이나 객관적인 평가와는 거리가 멀다.

행동경제학은 인간행동에 대해 끝없이 탐구하고 정확한 해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행동경제학자들은 인간의 작은 행동까지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행동경제학이라는 정교한 사고의 틀을 통해 왜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그러므로 수많은 결단의 순간에 최선의 판단을 내리기 위해 고민하는 경영자들에게 행동경제학은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행동경제학이 최근에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로 주목받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최근 출간된 '행동경제학'(도모노 노리오 지음,이명희 옮김,지형)은 이 분야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허버트 사이먼의 연구로부터 카너먼과 트버스키,그리고 최근의 연구 동향까지 행동경제학의 전반적인 흐름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있다.

행동경제학 전공자의 한 사람으로서 일반인들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충실한 책이다.

나준희 충주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