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전도사' 남용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LG전자에 토론 문화도 바뀌고 있어 화제다.

23일 LG전자에 따르면 일명 '3-10-30'으로 불리는 이 토론 방식은 남용 부회장이 참석하는 임원급 이상 토론에서 시작해 팀 단위 또는 하위 조직인 그룹 단위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3-10-30'이란 발표 내용을 슬라이드(발표용 파워포인트) 3장 안에 담을 수 있어야 하고 발표 시간은 총 10분을 넘기지 말아야 하며, 나머지 20분은 질문답변 등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도록 총 시간이 30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발표 내용이 슬라이드 3장으로 제한되는 것은 직원들이 업무의 중요도와 우선 순위를 더욱 고민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동한다.

중요성과 시급성, 효과를 제대로 따져 보지 않고는 자신의 업무를 슬라이드 3장엔 담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10분간의 발표 시간은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꿰뚫고 있는지 테스트하는 장치다.

슬라이드 3장 만으로 10분간 발표를 하려면 업무의 본질을 파악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어서 슬라이드 내용을 그냥 읽어 넘기는 식의 발표를 차단할 수 있다.

'3-10-30'식 토론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30'이다.

30은 전체 토론 시간을 의미하지만 발표를 제외한 나머지 20분은 질의 응답 만으로 진행된다.

발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다른 참석자들로부터 집중적인 질문을 받게 되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3-10-30은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보다 토론식, 쌍방형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에서 미국 MBA 스쿨에서 종종 사용하는 발표 형식과 흡사해 업무의 우선 순위와 중요성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가 글로벌화하면서 국적이나 분야를 따지지 않고 해외 우수 경영 사례를 적용하려는 LG전자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