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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좀 나아질 테지…"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서민들과 중소 자영업자들은 아직도 막연한 희망만 가지고 있다.

오랜 불황에 지쳐 점점 통계수치 놀음에 무감각해지고, '희망'의 자리에 '절망'과 '체념'을 채워 넣는 일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년째 계속되는 불황에다 우울한 경기지표도 '새해를 맞는 기대'까지 꺾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불확실한 시대 상황을 극복하고 차세대 '캐시카우'를 창출할 미래 유망사업을 발굴해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다.

"위기일수록 공격경영에 나서야 한다", "글로벌 정착으로 미래성장 동력을 키우자" "신사업을 발굴해 성장토양을 넓히자"… 주요 그룹이 올 초 내놓은 신년사를 보면 올해 재계의 경영전략은 '위기극복'과 '미래성장 동력 확보' 두 가지 메시지를 관통한다.

원/달러 환율의 급락, 글로벌 경쟁 격화, 내수회복 부진 등으로 위기감이 더욱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공통분모다.

이중 특히 기업이 무게를 두는 부분이 바로 미래성장 엔진 발굴이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부터 차세대 '밥벌이' 아이템을 발굴하는 노력은 계속 반복돼 왔다.

더욱이 무역장벽이 낮아지고 기술격차가 좁아지면서 미래성장 엔진 발굴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외환위기를 불러온 원흉으로 지목받고 있는 재벌 기업들의 문어발식 확장도 기업 차원에서는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처세술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은 타인에게 보여 지는 두 얼굴의 페르소나처럼 양면성을 갖고 있다.

기업들의 과잉투자는 외환위기를 몰고 오기도 했지만, 그 뒤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2000년 이후부터 성장 동력의 발판이 되는 아이러니도 연출했다.

조선업을 예로 들어보자. 한국 조선업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비결은 3저 호황 당시 일본이 주춤한 틈을 타 초대형 도크를 신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70년대 초반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이 1%에 불과했던 조선업은 80년대 중반부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결과, 수주 잔량(주문 받은 물량)으로 평가하는 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1위부터 5위까지 휩쓸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조선소 순위 톱 5에 랭크 돼 있으며 STX 조선과 한진중공업도 10위권에 들어있다.

이처럼 조선을 비롯해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전자, 반도체, 자동차, 철강산업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우리경제 버팀목으로 우뚝 섰다.

역시 미래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노력의 결실이다.

산업연구원 조사결과 조선업의 경우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30.8%에 달해 세계 1위의 위상을 확보했으며 전자ㆍ반도체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자동차산업은 세계 수출시장의 2.8%를 점유하며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석유화학과 일반기계도 세계 7, 8위를 위상을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 그 후 10년, 미래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값진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산업 현장의 '숨겨진 영웅'들, 그들의 열정이 있기에 산업한국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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