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는 역시 해외 시장이다"

지난해 해외건술 수주가 사상 최대인 165억달러를 달성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연초부터 중.소형 건설사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해외건설 시장의 여건이 좋다기 보다는 지난해 국내 주택사업의 부진을 올해 해외시장에서 만회해보려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반값 아파트 공급, 주택대출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 적용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8일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소 건설사들은 사업의 90% 이상이 주택부문에 치중돼 있어 주택경기가 침체되면 대형건설사보다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선진국도 넘본다 = 올해는 특히 기존 아시아.중동 시장을 벗어나 선진국 공략에 나서는 회사가 많을 전망이다.

월드건설은 지난해 캐나다 밴쿠버 인근에 주택부지 8만평을 매입한데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도 30만평을 사들여 각각 주상복합아파트와 일반 아파트 건설을 추진중이다.

현재 호텔.리조트를 운영중인 사이판에는 휴양형 콘도미니엄 개발을 위해 50만평을 추가로 매입했다.

이를 위해 월드건설은 최근 인원 5명의 해외사업팀을 본부로 승격시키고 경력직 공채를 통해 직원도 20여명으로 대폭 늘렸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 주택경기 침체로 아파트 공급 실적이 2천여가구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며 "올해는 해외사업의 안정적 구축을 경영 목표로 삼고 해외시장 개척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일토건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 짓고 있는 아파트 2차 분양(500가구)에 들어가고, 첫 진출지인 일본 동경의 소규모 빌딩을 매입해 리모델링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택 비중이 95%를 차지하다 보니 위험 분산 차원에서 해외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해당 국가에 먼저 진출한 회사와 지분 참여 등을 통한 전략적 제휴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주건설도 올해 지난해부터 추진해오던 뉴질랜드 오클랜드 지역의 65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호주와 캐나다 등 선진국에도 사업부지를 매입해 아파트 건설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 중동, 아시아도 진출 꾸준 = 지난해 짭짤한 재미를 봤던 아시아와 중동 시장 진출도 여전히 활발하게 펼쳐진다.

국내 주택사업을 주로 해온 현진은 올해를 해외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두바이 비즈니스베이와 중국 쿤산, 베트남 호찌민에 주상복합아파트 총 3천200여가구를 분양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우림건설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시에 2조원이 넘는 대형 복합단지 건설을 추진중이다.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 상가 등을 내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또 중국 쿤산에 아파트 350가구 중 230가구를 오는 4-5월쯤 1차로 분양하고,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서도 시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두바이 복합건물 성공에 힘입어 올해는 괌에 현지법인 설립을 검토중이고, 동남아시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의 주택단지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진 관계자는 "국내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로 올해는 중견 건설사의 해외 진출이 어느 때보다 활발할 것"이라며 "다만 경험이 부족한 만큼 수익성 있는 사업만 선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