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에 대한 기사가 신문에 나간 후 주위의 많은 분들이 알아보고 말도 건네곤 하네요. 신문 열심히 읽는 우주인이 되겠습니다."

한국인 최초 우주인으로 선발된 고산씨(30·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와 이소연씨(28·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는 28일 과천 과학기술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주인으로 선정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꾸준히 쌓아왔던 전공 지식과 체력이 우주인이라는 행운을 안겨줬다고 털어놨다.

고씨는 우주인으로 선정된 후 달라진 점에 대해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현재 미국에서 휴가 중인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축하 이메일을 보내온 것에서 자신의 달라진 입지를 느꼈다고 했다.

고씨는 이성 친구에 대해 현재 미국에 유학 중인 같은 과 동기인 여자 친구가 있으며 이번 우주인 도전에 용기와 힘을 실어줬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현재 남자친구가 없으나 흔들리지 않고 묵묵하게 일하는 아버지(이길수씨·농협 광주서지점장)와 같은 사람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놀이공원에서 모험을 즐길 수 있는 '기구' 타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으며 특히 이씨는 롤러코스터를 타면 신이 나서 함성까지 질러댄다고 했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 사업단장은 이날 우주인 선발에서 최종 당락을 결정 지은 것은 과학실험 테스트였다고 밝혔다. 렌즈의 초점 거리를 측정하는 과학 실험은 이공계적인 지식을 가져야 풀 수 있는 과제로 이번에 선정된 두 사람은 모두 이공계 출신이어서 여기에서 많은 점수를 얻었다고 최 단장은 설명했다.

첫 우주인 선발자들은 다음 달 중순 러시아에서 의학 검사를 약 2주간 받게 된다. 이후 2월 한 달 동안 항우연에서 우주공학과 영어 한국문화 등 사전교육을 받은 뒤 3월에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서의 1년간 훈련을 위해 떠날 예정이다. 이들은 훈련 기간 중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방문해 존슨우주센터에서 1주일 정도 국제우주정거장(ISS) 미국 방에서 있을 때를 대비해 교육을 따로 받는다.

고씨는 1976년 부산 출생으로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삼성종합기술원 컴퓨팅테크놀로지 랩에서 컴퓨터비전과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과학도다. 이씨는 1978년 광주 출신으로 광주 과학고,KAIST 기계공학과를 거쳐 현재 시스템 생물학과에서 컴퓨터 칩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