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뉴욕을 제치고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세계 2위로 부상했다.

올 들어 홍콩 증시에 새로 상장한 기업들의 규모는 395억7000만달러로 런던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AP통신이 홍콩증권거래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작년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런던증권거래소는 489억2000만달러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런던증시에 이어 2위를 달리던 뉴욕증권거래소는 336억1000만달러의 실적으로 2위 자리를 홍콩에 내줬다.

이처럼 홍콩이 뉴욕을 제치고 IPO의 강자로 부상한 것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관문으로 중국 기업들이 홍콩증시 상장을 선호하고 있는 데다 금융인프라 등도 뛰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어디에서든지 세계 증시를 조망할 수 있게 된 점도 한 요인이 됐다.

이와 함께 사베인스-옥슬리법으로 엄청난 상장 유지비용이 들어가는 뉴욕증시를 미국기업들이 외면해 뉴욕증시의 IPO 실적이 줄어든 것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올 홍콩증시의 IPO 실적이 좋아진 것은 지난 10월 상장한 중국 최대은행인 공상은행의 덕이 컸다.

공상은행의 IPO규모는 219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뉴욕증시를 등진 미국기업들은 홍콩 증시에 하나도 상장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런던증시를 택했다.

이러다보니 홍콩증시가 조만간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IPO강자 위치를 내줄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금은 상하이 증시가 국제규범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기업들이 외면하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게 되면 결국 중국기업들이 상하이 증시에만 상장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현재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절반에 달하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