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애플컴퓨터가 경영진의 스톡옵션 '백데이팅(backdating)' 문제로 사업보고서 작성을 연기하고 과거 재무제표를 수정할 것임을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애플은 15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재무제표 수정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으나, 수정 규모나 기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애플의 이 같은 조치는 앞서 지난 10월 회사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 등 경영진들의 주식매입가격을 소급 조작함으로써 보수를 높이는 백데이팅 사례가 발견됐다는 회사 내부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이로 인해 과거 재무제표를 수정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데 뒤이은 것이다.

애플은 그러나 당시 잡스가 백데이팅에 직접 연루되거나 그로 인해 개인적인 이익을 취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들어 직접적인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하지만 잡스는 이와 관련 SEC의 조사를 받아야 하며 올해 월트디즈니에 애니메이션 업체 픽사를 매각하면서 받은 스톡옵션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는 잡스가 스톡옵션 백데이팅 문제에 직접 연루됐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한 자리에서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기업들에 광범하게 확산된 스톡옵션 백데이팅 관행이 도마에 오르면서 현재 수백 개 업체가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거나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