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환율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있다.

엔화도 계속 하락세다.

이로 인해 미국이나 일본으로 수출하는 중소기업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일부 수출 중소기업 가운데는 공장 문을 아예 닫아버린 곳도 많다.

수출 기업들은 단지 환율 하락 때문에 2001년에 비해 100달러짜리 상품 하나를 거의 4만원 가까이 손해보면서 팔아야 하는 형편에 이르자 마침내 손을 들고 만 것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한국 전체 수출액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속히 줄어들었다.

2003년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42%에 이르렀으나 올 10월 말 현재 32%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외환위기와는 또 다른 외환위기가 찾아오자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대책을 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차손이 수출 중소기업들을 심각한 자금난에 휘말리게 한 것이다.

이런 때 환위험을 잘 관리하고 일시적인 자금난을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실시 중인 '환위험관리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된다.

이곳에서는 환율 등락으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물환 활용 등 갖가지 방안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려면 중진공 홈페이지(www.sbc.or.kr)에 들어가 환위험관리 설치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신청하면 된다.

하지만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한 업체는 기업은행이 운영하는 '수출중소기업 특별자금'을 신청하는 것이 좋다.

연말이어서 대부분의 특별자금이 이미 소진됐지만 이 자금은 아직 남아 있다.

이 돈을 활용하려면 지금까지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만 가능했으나 이달부터는 수출 비중이 20% 이상인 기업도 빌려 쓸 수 있다.

이와 함께 중진공을 통해 벤처창업자금 등 정책자금을 빌려 쓰고 있는 기업이 환율 하락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면 빌린 돈을 당장 갚지 않아도 된다.

이달부터 중기청은 환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해 정책자금 상환기간을 1년6개월까지 유예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수출 비중이 30%를 넘어야 가능하다.

이 밖에 정부는 환율 하락으로 일시적인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을 되살리기 위해 '회생특례지원자금'을 곧 마련할 방침이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