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대회에서 이런 코스에서 경기를 한 적이 있지만 국제대회에서 이렇게 짧은 코스는 처음이에요"

도하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여자골프대표 선수들은 6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도하골프장에서 첫 연습 라운드를 한 뒤 예상보다 훨씬 짧은 코스 길이 때문에 미소를 지었다.

이날 대회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도하골프장의 대회 공식 전장은 남자부의 경우 7천122야드지만 여자 부는 5천751야드(이상 파72)에 불과했다.

여자대표팀의 정재은(17.세화여고)은 "보통 5천야드 짜리 코스는 요즘 초등학생 대회 때나 나오는 전장이고 규모가 큰 중.고교 대회는 6천야드가 넘어간다"고 말했다.

최봉암 대표팀 코치도 이날 발표된 대회 전장을 듣고서 경기가 다소 싱거워졌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자팀을 전담하는 최봉암 코치는 이번 여자대표팀의 전력이 약하다는 주위의 평가에 발끈해 여자선수에게는 긴 전장에 해당하는 6천400야드짜리 코스에서 맹훈련을 시켜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코스가 너무 짧았고 한국여자대표 선수들은 웬만한 파4홀에서 한번만에 그린에 올리거나 그린 바로 앞에 볼을 떨어 뜨리는 등 코스를 쉽게 공략했다.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대회에서 코스의 전장이 날로 늘어나면서 한국 선수들이 애를 먹고 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반대로 짧은 코스에서 경기를 하게 됨으로써 정교한 샷을 구사하는 대표선수들은 금메달을 딸 좋은 기회를 잡은 셈이다.

최봉암 코치는 "조직위로부터 설명을 듣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다른 나라를 고려한 것 같다"며 "이 정도 코스 길이라면 우리 선수들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했다.

(도하=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