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모습만 클로즈업한 영화포스터는 이제 가라.'

중견화가 이수동씨가 영화포스터를 '미술 작품'으로 제작해 화제다.

이씨는 내년 6월27일 열리는 체코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민병훈 감독의 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의 포스터를 미술 작품으로 제작한다고 3일 밝혔다.

그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같은 영화의 포스터를 만들어 '최고의 영화 포스터'에 뽑혔다.

이씨의 '미술작품 포스터'와 예술성이 짙은 민씨의 영화가 만나 관객과 새로운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수동 표' 그림에는 연민 추억 그리움 애잔함이 잔잔하게 묻어 있다.

게다가 동심과 꿈의 세계를 단순한 선과 선명한 색채로 그려내 동화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번에 제작된 포스터 역시 두 남녀가 서로를 찾는 모습을 한 편의 서정시처럼 표현했다.

미술 전문가들은 "사랑의 속살을 감질나게 들추는 내용을 압축한 '한 편의 드라마 같은 포스터'"라고 평했다.

이씨는 "두 여인의 플라토닉한 사랑을 통해 '정신적 바캉스'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며 "내년에 체코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에 내놓을 포스터는 동화적인 원색의 색감을 사용해 사랑의 메시지를 진하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는 과거의 여자친구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한 신학대생이 외모가 비슷한 여성을 만나 혼란에 빠진다는 내용의 멜로영화다.

국내에서는 내년 2월 개봉될 예정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