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선수단 손맞잡고 16번째로 입장

'사막과 바다를 넘어 40억 아시아인의 열정으로 타올라라.'

2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시내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15회 도하 하계아시안게임 개회식은 중동과 아시아의 전통, 첨단과학과 건축ㆍ조명기술, 최고 수준의 예술 역량 등이 결합된 지상 최대의 쇼로 펼쳐진다.

남북한 선수단은 전체 45개 참가국 중 16번째로 손을 맞잡고 공동 입장해 아시아인들의 갈채를 받게 된다.

◇아스트롤라베를 찾아 떠나는 여행

3시간20분 동안 펼쳐지는 개회식의 주제는 고대 아라비아에서 천문관측에 쓰였던 기기 '아스트롤라베(astrolabe)'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지구본 모양의 아스트롤라베는 수은판에 반사시킨 별빛을 프리즘에 투과시켜 별의 위치와 경위도 등을 알아내는 것으로 아랍 해상문명의 기초가 됐다.

'알 살람 알라이쿰(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이라는 아랍어 사인과 함께 시작되는 식전 행사는 카타르의 한 소년이 여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소년이 자라 청년이 된 다음 카타르 전통 범선을 타고 아스트롤라베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 기본적인 줄거리다.

호주 출신의 개회식 예술감독 데이비드 앳킨스는 일관된 주제로 아랍의 전통과 과학을 담아냈다고 한다.

개회 선언은 카타르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카타르 국왕이 한다.

◇엄청난 물량 공세

카타르는 개회식 화면을 전 세계 30억 명의 시청자들에게 HDTV 화면으로 중계한다는 계획 아래 엄청난 물량 공세를 쏟아부었다.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은 가로 157m, 세로 63m로 초대형이다.

전광판 지지대로만 강철 2천500t이 들어갔다.

성화대는 아스트롤라베를 본떠 3차원 구조로 설계됐다.

천연가스 부국답게 1시간에 300㎏의 가스가 쓰인다.

큰 고리(링) 세 개로 만들어진 성화대는 90도로 회전하는 것과 355도 역회전하는 것 등으로 만들어졌다.

행사에는 1만여 명의 출연자들이 동원된다.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1천명의 아티스트와 기술자들이 8천500여 차례에 걸쳐 사전 미팅을 가졌다.

1만여 벌의 의상이 동원되는데 발리, 인도, 중국, 카자흐스탄 등의 전통 복장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금빛 융단만 1천m가 쓰였고 출연자가 신는 샌들 5천여 켤레도 준비했다.

사막 생활과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말 64마리도 동원된다.

조명에 쓰는 파워 케이블도 무려 40㎞나 된다.

177개의 자동.수동 조명, 559개의 이동 조명 등이 쓰인다.

◇남북선수단 화합의 입장

선수단 입장은 개회식이 시작되고 1시간50분 후부터 진행된다.

영문 알파벳 순서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이 가장 먼저 입장하고 7회 연속 종합 우승을 노리는 중국이 일곱 번째로 들어온다.

독도 표시가 돼 있는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남.북한 선수단 500여 명은 카자흐스탄에 이어 16번째로 들어온다.

개최국 카타르가 마지막으로 선수단 행렬의 대미를 장식한다.

(도하=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