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경제는 올해보다는 탄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이머징마켓(신흥개도국) 중심으로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1일 '세계전망 2007' 보고서에서 선진국은 일본을 제외하고 다소 부진한 반면 중국 등 개도국은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경우엔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폭락하는 집값은 이러한 소비 위축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리 인하 압력을 받겠지만 성장보다는 물가 안정을 추구하는 기조 때문에 운신의 폭이 그다지 크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유로존도 마찬가지로 높은 금리,무거운 세금,수출 감소세 등으로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반면 일본은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가 있긴 하지만 작년 못지않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는 동유럽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의 신흥개도국들은 모두 전반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도 선진국들이 약 2.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이들 이머징마켓은 7.5%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일본 유럽 등의 금리 인상 기조는 이머징 마켓의 화폐 가치나 주식·채권가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도에 산업별로 뚜렷한 변화들이 몇몇 감지되고 있다며 특히 방송·통신 산업의 융합(컨버전스)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알카텔이 루슨트와 합병하고 노키아와 지멘스가 제휴하고 소프트뱅크가 보다폰의 일본 사업부을 인수하는 등 방송·통신계의 합종연횡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이들 회사가 전화 인터넷 케이블TV와 같은 사업들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사업이라는 것을 점점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또한 인터넷의 강력한 힘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중반부터 세상에 등장한 인터넷은 그동안 인쇄 매체를 약화시켰고 음악 산업을 죽였으며 이제는 TV까지 삼킬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유튜브와 같은 UCC(이용자제작콘텐츠) 사이트가 선풍적 인기를 얻으면서 다양성 면에서도 TV에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는 것.

이 밖에도 내년엔 기업들의 '인재 잡기 전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에서 사람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베이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면서 숙련된 노동자들이 크게 부족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액센추어 같은 컨설팅회사는 미국 S&P 500대 소속 기업들의 경우 1980년대 인재 가치의 비중이 전체의 20% 였다면 지금은 그 비중이 7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