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산업생산이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4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깜짝 성장’(1.3%)한 것과 엇갈리는 지표다. 반도체에 의존한 생산 회복세가 산업 전체로 빠르게 확산하지 못하면서 주요 경제지표가 당분간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분기 GDP '깜짝 증가'했는데 3월 생산·투자 동반 하락…왜?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2.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째 이어진 증가세가 5개월 만에 꺾였다. 감소 폭은 2020년 2월(-3.2%) 후 가장 컸다. 광공업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3.5% 줄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및 운송장비 투자가 줄면서 전달보다 6.6% 감소했다. 8개월 만의 최대 하락 폭이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9.5%)과 토목(-6.0%)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8.7% 급감했다. 소비지표는 한 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1.6% 증가했다. 지난해 12월(0.5%)과 올 1월(1.0%) 2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2월엔 3.0% 감소하는 등 월별로 변동성이 컸다.

동행종합지수와 선행종합지수는 나란히 떨어졌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6으로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3으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내렸다. 두 지표가 동반 하락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기획재정부는 기저효과에 따라 일시적으로 3월 지표가 조정을 받았지만 제조업·수출 중심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