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축구(MLS)가 전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주장 데이비드 베컴(31)을 미국으로 영입하기 위해 선수들의 몸값 상한액 규정을 폐지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독일 월드컵 축구가 끝난 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탈락하고,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베컴은 아직 마드리드와 재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은 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컴백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제 돈의 위력 앞에서 베컴은 음산한 겨울 날씨의 잉글랜드와 햇빛 화창한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중 어느 곳에서 축구선수로서 말년을 보낼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MLS는 기존 연봉상한액 규정을 수정해 이른바 '베컴 법규'라는 이름 아래 한 명의 스타 선수에게 무제한 몸값을 지불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구단들이 베컴 같은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존 프레스콧 영국 부총리와 한때 친구였고, 레저업계 재벌인 LA 갤럭시 구단주 필립 안슈츠는 베컴과 친분을 쌓아왔으며, 자기 구단으로 베컴을 끌어들이기 위해 벌써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다.

축구보다 미식축구에 더 열광하는 미국인들에게 베컴은 축구선수로서보다는 팝그룹 스파이스 걸스 출신 아내 빅토리아 베컴과의 호화로운 생활과 면도기업체 질레트의 광고모델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70년대 MLS의 전신 북미축구리그(NASL)는 브라질의 펠레와 영국의 조지 베스트 같은 스타들을 거액의 몸값을 주고 영입해 많은 관중을 끌어모은 적이 있다.

미남 축구선수 베컴은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에서 영화배우로 전업한 비니 존스처럼 영화계로 진출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