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부동산시장에서는 최근 매물부족 속에서도 이른바 '교체 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로 유망단지 아파트나 큰 평형의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 보유 중인 주택을 파는 방식이다.

요즘 거래되는 강남권 주택매매는 대부분 이 같은 교체매매용 거래라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거래되는 은마·선경·우성·미도 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예정 단지의 매물은 대부분 교체매매를 염두에 둔 매물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치동 은마 아파트의 경우 '좋은 매물을 잡아주는 조건'으로 매물을 내놓겠다는 식의 '묻지마식' 교체매매 대기매물이 많다고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그러나 유망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 같은 조건을 내건 매물이 시장에 많지 않은 형편이다.

은마아파트보다 호가가 비싼 선경·우성 등의 단지에서는 매물이 남아 있지만,이들 역시 "다른 유망매물의 호가가 낮아지면 사겠다"는 교체매매용 매물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시행될 양도세 중과(1가구2주택자 세율 50%)에 대한 부담을 의식해 연말까지 시장에 풀릴 강남 주택매물은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교체매매가 성행하는 것은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좀 더 큰 평형으로 집을 옮기거나 유망지역으로 이사를 가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대치동 대성공인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를 의식,순수하게 팔고 떠나겠다는 매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며 "교체 매물은 매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거래량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시세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개포동 사정도 마찬가지다.

개포동 내에서 좀 더 넓은 평형을 사거나,대치·도곡동의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 내놓는 것이 매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개포동 통일공인 관계자는 "세금 회피를 위해 한 채를 내놓거나,차익실현용 매물도 나오지만 극히 소량"이라며 "내년에 강남 집값이 평당 1억원을 넘을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아예 팔려는 생각을 접은 집주인들이 많다"고 밝혔다.

중층 재건축 단지가 많은 서초구에서도 역시 매물의 상당수가 교체 매매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 잠원동 한보공인 관계자는 "급하게 팔리지 않아도 되는 교체매매용 매물은 호가가 높게 나오기 때문에 시세를 하락시키기는커녕 시세를 최소한 그 호가 수준까지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초 연내에 팔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다주택자들도 이제 '안 팔리면 말지'라는 식으로 호가를 마음대로 올리고 있다"며 "꼭 팔아야겠다는 다주택자 매물은 이미 상당수 정리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