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4천억원, 저유소ㆍ주유소 매각 등 통해 1조원 확보

"주주가치 전면제고, 자산매각통해 재무구조 고강도 개선"

SK㈜가 전체 주식의 10% 가량에 해당하는 1천3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 주가수준 제고를 통한 주주가치 향상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는 26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모두 8천632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또 자산유동화증권(ABS) 4천억원 발행 및 인천 용현동 물류센터(저유소)와 주유소ㆍ충전소 매각 완료 또는 추진 등을 통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 이를 상반기 현재 확보해놓은 현금 5천200억원에 보태 자사주 매입 금액으로 사용하고 부채도 갚는 등 강도높은 재무구조 건전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SK인천정유의 일부 지분을, 이 회사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하는 선에서 해외에 매각할 방침이다.

SK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이 최종 결정하고 27일 오전 공시했다.

SK는 이러한 이사회 결의에 따라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증진을 위해 내년 1월 말까지 1천3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SK는 올해 들어 지난 상반기에도 자사주 900만주를 매입함으로써 현재 7.73%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나 이번 추가 매입을 통해 17.70% 가량으로 지분이 늘어나게 된다.

SK는 "우리회사는 1등업체임에도 주식의 경우 시장의 유통물량 과다 탓에 단순 주가가 낮을 뿐아니라 PER(주가수익률),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이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을 약간 넘는 등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는 일각에서 이번 자사주 매입을 '경영권 안정 또는 방어용'으로까지 해석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지금은 경영권을 위협할 '의미있는' 적대세력이 없는 상태인데, 아마도 과거 소버린 사태를 떠올리면서 내놓고 있는 과도한 해석인 것같다"고 촌평했다.

SK는 이어 "지난 9월27일 현재 지분 5%가 넘는 주주는 템플턴, 캐피탈 등 2곳의 투자자산운용사 정도인데 비해 계열사인 SK C&C(11.16%)와 최태원 회장(0.91%)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12.11%이고, 여기에 기존 자사주 보유분 7.73%까지 합치면 지금까지도 총 19.84% 가량의 지분을 유지해왔었는데 무슨 경영권 방어용이냐"고 반문했다.

다만 이번 자사주 매입은 경영권 안정이라는 '당연한' 부수효과도 갖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울러 SK는 지난 1월 기업설명회에서 밝힌대로 비업무용 토지와 저수익 자산, 비핵심사업의 매각 방침에 따라 ABS 4천억원 어치를 발행하는 한편 주유소 167곳과 충전소 7곳의 토지, 건물, 부속물 일체를 하나은행에 신탁 형식으로 4천7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주유소ㆍ충전소 매각과 관련, SK는 "이들 매각분은 SK네트웍스 등 SK㈜ 계열 대리점이 임차 운영중이던 곳으로, 이번 매각 이후에도 임차 운영은 유지될 예정이기 때문에 향후 SK㈜의 시장경쟁력 유지나 소매유통망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SK는 특히 고도화 설비(RFCC) 투자 등을 통해 기업가치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SK인천정유에 대한 인수효과 극대화와 투자성 확대 등을 위해 이 회사에 대한 경영권을 유지하는 선에서 일부 지분을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SK는 앞서 26일 인천 용현동 물류센터(저유소) 부지 10만여평을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인 ㈜인포트에 1천936억원에 매각했다.

SK 관계자는 "옛 인천정유(현 SK인천정유) 인수 등으로 인해 실제 차입금 기준으로 부채가 6조2천억원 선, 부채비율은 130.3% 가량으로 각각 늘어난 상태인데 이번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부채를 상환할 경우 앞으로 부채 규모와 비율이 모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