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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반복되는 CEO 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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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김신배 사장,GS칼텍스 명영식 사장,시사영어사 민선식 사장,CJ CGV 박동호 사장….

    얼핏 봐서는 관련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나란히 자리를 함께 했다.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다. 이날 국감에 증인과 참고인 등으로 출석한 CEO는 이들 외에도 SK㈜ 신헌철 대표,에쓰오일 사미르 에이 투바이엡 대표 등 30명에 육박했다.

    국감장이 CEO들의 '회합' 자리가 되면서 진풍경도 속출했다. 국감이 시작되기 전 증인으로 나온 CEO들은 함께 출석한 경쟁사 대표들과 머쓱한 인사를 나눴다. 이들 CEO를 보좌하기 위해 나온 업체 간부들이 방청석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가 하면 밖으로 밀려난 기업 관계자들은 복도에 '임시 상황실'까지 차렸다.

    임원을 비롯해 무려 10명이 따라왔다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워낙 세부적인 항목에 대해 질문하다 보니 관련 실무진들을 다 데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며 "이 때문에 회사 업무는 오전시간 동안 거의 마비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원래 어제로 예정됐던 CEO의 미국출장을 미루고 나왔다. 국감이 끝나는대로 인천공항으로 가야한다"며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의원들이) 문제 삼는 게 두려워 나왔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증인채택 이전에 잡힌 사업상 일정 때문에 나오지 못한 KTF 조영주 사장,NHN 김범수 사장 등에게 박병석 정무위원장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엄격히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국감에 출석하기 위해 기업인들이 치르는 부담은 막중한 데 비해 막상 의원들의 질문 내용과 수준은 실망스러웠다. 몇몇 CEO들은 질의 한번 받지 못한 채 자리만 지켜야 했다.

    장시간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느라 녹초가 된 한 기업체 대표는 국감장을 나오면서 "CEO들이 증인석에 서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업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데 기업인들의 의욕을 꺾는 증인 채택에 좀더 신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반드시 곱씹어봐야 할 주문이다.

    노경목 정치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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