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은평뉴타운이 결국 후분양제 적용으로 분양시기가 늦춰지면서 올 하반기 서울에 공급되는 주택 물량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이 같은 단기적인 공급부족이 향후 집값 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하반기 내집마련을 계획했던 청약대기자들이라면 서울지역 내 다른 재개발 일반분양 아파트에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특히 재개발 지역은 대부분 편의시설과 학군이 형성된 역세권에 위치해 있는데다 분양가도 인근 시세와 비슷하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서울지역에서 공급되는 재개발 일반분양 아파트는 총 15개 단지 2410가구에 달한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최근 분양에 나선 재개발 일반분양 아파트들이 분양가를 인근 시세와 비슷하게 책정해 실수요자들의 호응을 얻었다"며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잘 선별한다면 싼 가격에 알짜 물건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타운 내 재개발 일반분양 '눈길'

연내에 공급되는 재개발 일반분양 아파트 가운데 관심을 끄는 곳은 우선 서울 뉴타운 지역에 속한 단지들이다.

다음 달 종로구 숭인동에서 분양에 나서는 '종로 동부센트레빌'은 숭인4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아파트로 416가구 중 24,42평형 194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사업부지가 높은 경사면에 위치해 있어 탁트인 조망이 가능하고 고층부에도 일반 분양 물량이 배치된 게 장점이다.

창신뉴타운에 속해 있어 향후 개발 가능성도 높다.

쌍용건설이 오는 12월 동작구 노량진동에 선보이는 '노량진 쌍용예가'는 노량진뉴타운에 포함된 단지로 295가구 가운데 23평형 3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잡혀 있다.

7호선 장승배기역과 상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노량진중앙시장,여의도성모병원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한신공영이 동대문구 답십리동12구역을 재개발해 내놓는 '답십리 한신휴플러스'도 주목대상이다.

전농·답십리뉴타운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농초등학교,동대문중학교를 통학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청량리점을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재개발 지역 물량도 풍부

뉴타운 지역 이외의 일반 재개발 지역에서도 유망 물량이 대거 쏟아진다.

삼성물산이 12월께 성북구 종암4구역을 재개발해 선보이는 '종암래미안'은 총 1161가구 중 25~43평형 307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이미 인근에 대규모 래미안(1168가구) 단지가 입주해 있어 래미안타운을 형성할 전망이다.

4호선 길음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롯데건설은 다음 달 동대문구 용두5지구에서 도심재개발사업을 통해 435가구 중 11~41평형 332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청계천복원 사업지3공구가 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고 종암초등학교,숭인여중,대광중·고등학교 등을 통학할 수 있다.

대우건설도 12월께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1구역을 재개발해 707가구의 대규모 아파트를 선보인다.

이 가운데 24,42평형 4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단지 인근에 월곡근린공원과 애기능터공원 등의 녹지공간이 풍부한 게 장점이다.

4호선 미아삼거리역과 현대백화점 이용이 가능하다.

분양가 거품 여부 확인해야

분양시장 침체속에서도 재개발 아파트에 대한 청약 인기는 높은 편이다.

실제 지난 7월 삼성물산이 동대문구 답십리동에서 공급한 '래미안 답십리'는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5대 1을 넘어서며 분양 시작 20여일 만에 계약을 종료했다.

분양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향후 개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재개발 물량에 실속파 청약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하지만 재개발 아파트에 청약하기 전 적정 분양가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내에 공급되는 대부분의 도심권 재개발 일반분양 물량의 분양가는 평당 900만~1400만원 선에 책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의 대형 평형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평당 1800만원이 넘는 아파트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입지여건과 개발 가능성을 앞세워 분양가를 부풀리는 아파트도 선보일 수 있어 주변 시세와의 철저한 비교를 통해 청약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