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석유시장에서 지정학적 변수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내년 중반 이후에 유가가 40달러대로 내려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아드난 시하브 엘딘 전 OPEC(석유수출국기구) 사무총장이 전망했다.

지난해 말로 임기가 끝난 엘딘 전 사무총장은 지정학적 문제로 인한 '공포 변수'가 10~20달러의 유가 상승 효과를 낸다며 "올해 안에는 아니겠지만 내년이나 오는 2008년에는 가격이 40달러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21일 밝혔다.

엘딘 전 사무총장은 최근의 유가 변동이 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 같은 지정학적 영향 때문이었고 수요와 공급 사이의 기초여건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며 유가가 "지난 2003년 이전 수준으로 처지기는 매우 어렵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지난 3년여동안 석유 수요 증가의 80% 정도를 중국 같은 고속성장국가 또는 개발도상국에서 차지했는데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몇십년 동안 지속되며 유가의 지지선 노릇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를 기준으로 한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에서의 공급 부족 우려나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교전 등으로 인해 지난 7월 배럴당 78.4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현재까지 22%의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엘딘 전 사무총장은 내년에 비 OPEC 회원국들로부터 하루 200만배럴씩 증산된 석유가 시장에 출회되면 OPEC이 다소 어려운 시기를 맞겠지만 오는 2012년 이후에는 생산 증가량의 대부분을 OPEC이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비 OPEC 회원국들의 증산으로 인해 "OPEC이 생산량 한도나 생산 여유분의 시장 투입과 관련해 내년 2.4분기까지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면서도 "오는 2012년까지는 OPEC과 비 OPEC 국가가 늘어나는 석유 생산량에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OPEC만 추가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OPEC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하루 2천800만배럴인 생산량 상한선을 유지했다.

(리야드 AFP=연합뉴스)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