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실적전망을 하향조정, 주가가 급락한 CJ인터넷[037150]을 둘러싸고 불공정거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실적전망 하향조정에 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한 후 20일 `매수' 추천 보고서를 내 개인투자가들이 주식을 사는 사이 해당 증권사와 거래하는 기관투자가들에게 매도기회를 줌으로써 개인들이 엄청난 손해를 보게 한 것이 아니냐는 게 의혹의 내용이다.

21일 증권시장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등이 전날 CJ인터넷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 등의 보고서를 낸 후 해당 증권사들의 창구로부터 대규모 매도물량이 나왔다.

CJ인터넷은 당일 기관투자자들의 대량매도에 불구,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보고서에 힘입은 탓인지 주요 인터넷 종목들이 약세를 보이고 코스닥지수도 하락반전하는 가운데서도 0.18% 상승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1일 CJ인터넷은 장중 회사측에서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공시가 발표된 후 주가가 급락했다.

CJ인터넷은 이날 장 초반 전날 대비 1.07% 오른 2만8천350원까지 상승했다가 회사측의 공시후 14.67%까지 급락했다가 낙폭이 줄어 2만4천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불공정거래 의혹

한국투자증권은 20일 게임포털의 3.4분기 실적호전이 예상된다며 CJ인터넷을 최선호 종목으로 추천했다.

또 삼성증권도 같은 날 일선지점에 영업용으로 배포하는 데일리 보고서에서 CJ인터넷을 신규관심 중소형 종목으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개인들은 20일 CJ인터넷에 대해 적극 매수에 나서 무려 12만주 가량을 사들인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한국증권과 삼성증권 창구에서 각각 수만주의 순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날 기관의 전체 순매도물량은 11만여주에 달했다.

기관들의 이같은 CJ인터넷 순매도물량은 평상시의 4배에 가까운 규모로 매우 이례적이었다.

다음날인 21일 CJ인터넷이 장중 실적하향 공시를 낸 뒤 주가가 급락했으며 이에따라 전날 주식을 대량 매도한 기관은 손실을 피했지만 `개미'들은 하루만에 엄청난 손실을 떠안게 됐다.

증권 전문가들은 CJ인터넷의 `매수'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과 해당 증권사를 이용해 매도물량을 내놓은 기관투자가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와 기관투자가가 공모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나올만하다"면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거래소 시장감시 관계자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일단 정황을 본후 조사대상인지 파악해보겠다"면서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추가조사를 통해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증권은 이에 대해 "기관투자가들의 매도는 자체 운용결정 사항이며 매수보고서를 낸 증권사 창구를 통해 기관이 매도했다는 사실이 불공정 거래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전제하고 "CJ인터넷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매수' 투자의견을 내왔으며 전날도 특별한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혹을 일축했다.

◆"CJ인터넷 급락은 저가 매수 기회"

한편 메리츠증권의 성종화 애널리스트는 이날 CJ인터넷의 실적 하향조정은 이미 예견됐던 일로 새롭지 않다"고 지적하며 `매수' 투자의견과 3만7천원의 목표주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성 애널리스트는 "CJ인터넷이 2.4분기 매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연간 실적이 낮아질 수 밖에 없었으며 대작 게임인 `서든어택'의 상용화가 늦어져 매출발생이 내년으로 이월되며 실적전망이 하향됐으나 회사 자체의 펀더멘털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서서히 내년 실적 전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면서 "CJ인터넷의 내년 실적 전망은 예상치에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인터넷은 올해 실적목표치를 매출액은 1천270억원에서 1천50억원, 영업이익은 394억원에서 296억원, 순이익은 284억원에서 194억원으로 각각 낮췄다.

한편 다른 주요 증권사의 인터넷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기업 탐방차 일본으로 출장을 떠나 CJ인터넷 관련 논평을 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