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와 갈등심화..국민들 "올 것이 왔다" 반응

태국 국민은 이번 군부 쿠데타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탁신 치나왓 총리가 지지세력을 군부에 심기 위해 자신에 대한 군수뇌부의 암살음모설까지 흘려 군의 강한 반감을 사왔기 때문이다.

탁신 총리에 대한 암살음모설은 지난 8월 24일 불거져 나왔다.

경찰은 당시 방콕 남부 스닛옹 거리에 있는 총리 관저 인근에서 폭탄이 숨겨진 차량을 발견하고 용의자로 '안보작전사령부'ISOC 소속 장교인 타와차이 크린차나 대위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타와차이 대위를 비롯해 경찰에 자진 출두한 차크릿 잔다라 특무상사와 파이롯 티라팝 소장, 수라폴 숙프라팃 대령, 마나스 숙프라섯 중령 등 5명을 구금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ISOC 소속이며 차크릿 특무상사를 제외한 나머지 군장교들은 총리 암살에 대한 혐의 사실을 일절 부인하고 있다.

태국 현지 언론은 경찰의 발표를 인용, 이들을 포함해 모두 9명의 군인이 총리 암살 기도 사건에 연루돼 용의선상에 올라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특히 차크릿 특무상사의 자백을 근거로 "총리 암살 사건 배후에는 4성 장군이 있다"고 밝혀 수사가 군 수뇌부로 향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반 탁신 진영과 태국언론은 탁신 총리가 군부 내 자신의 반대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이 같은 암살음모사건을 꾸민 것으로 보고 있다.

군 쿠데타의 개연성은 이전에도 있었다.

이번에 쿠데타를 일으킨 손티 분야랏글린 육군 총사령관은 지난 7월 탁신 총리에게 충성을 보이고 있는 중간급 장교 가운데 절반 가량인 129명을 전보조치 했었다.

당시 태국정가에서는 손티 총사령관이 군 인사에 개입하려는 탁신 총리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린 것으로 해석했다.

탁신 총리가 자신의 정적인 프렘 탄술라논다 장군 계열인 손티 총사령관을 자신에게 충성스런 폼차이 크란럿 장군으로 교체하려 한다는 소문이 나돈 뒤였기 때문이다.

프렘 장군은 총리를 역임한 뒤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최고자문기관 의장을 맡고 있는 국왕의 최측근이다.

탁신 총리는 그를 직접 가리키지는 않았지만 프렘 장군을 암시하며 "초헌법적인 힘을 가진 강력한 인사가 자신을 전복하려 한다"고 주장했었다.

탁신 총리는 이 친(親) 프렘 계열의 손티 총사령관을 제거하려다 거꾸로 자신이 당한 셈이 됐다.

(방콕연합뉴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