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에 크게 못미쳐..영미권 9-14%, 29개국 평균 6%

주요 경쟁국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신사업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나 우리나라 기업의 M&A 실적이나 규모는 선진국은 물론 주요 경쟁국에도 크게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한국은행이 작성한 `세계 M&A 확대요인과 시사점'이라는 조사연구보고서에 의하면 2005년 기준 주식 시가총액 대비 M&A 기업의 시가총액 비율은 2.9%로 영국의 9.9%, 독일 9.4%, 미국 6.9%에 크게 못미쳤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M&A 기업의 시가총액 비율은 한국이 3%에도 못미치는 수준인데 비해 영미권 국가들은 9-14%에 달했으며 신뢰할만한 관련 통계작성이 가능한 29개국의 평균치인 6%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국의 지난해 전체 M&A 가운데 국제 M&A(금액기준)는 약 40%로 세계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한국의 경우 M&A 사례의 대부분이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가 차지하는데 반해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는 미미한 형편이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중 전세계 M&A 규모는 1조8천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1% 급증하면서 세계 주식 시가총액 대비 6% 정도로 확대됐으며 건당 M&A 규모가 100억달러를 상회하는 대형 거래가 31건으로 작년 연간수준(30건)을 초과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M&A 활황은 2003년 이후 세계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주가상승으로 기업들이 신규투자 이외에 M&A를 통한 기존설비의 인수.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이 주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기업수익과 현금흐름이 양호한 가운데서도 설비투자와 M&A 모두가 크게 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에도 불구하고 위험회피 성향 및 보수적인 경영행태의 확산으로 신중한 투자자세를 견지한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