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삼성비서실 개입정황 추가 확보
이에 따라 검찰은 이달 19일 이건희 회장이 미국의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에 마지막 핵심 관련 인물인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이학수 부회장 조사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조사할 분량만 서류로 수백쪽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무진 조사를 통해 (비서실 등 그룹 차원에서 개입한) 정황과 진술을 다져놓았다"며 보강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했음을 내비쳤다.
이 부회장은 이재용씨 등 4남매가 에버랜드 CB를 인수할 때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차장을 지냈고, 당시 비서실장이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의 뒤를 이어 1997년 비서실장을 지내 CB 인수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으로 검찰을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말 삼성그룹 비서실 출신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하면서 이 회장 자녀들의 `자산운영' 차원에서 에버랜드 CB가 재용씨 남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는 자백을 받아내고 보강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당시 관련자들이 이건희 회장의 CB 편법 증여 사전인지 가능성과 관련해 "이 회장에게 보고한 바 없다.
모든 것을 비서실에서 알아서 했다"는 취지로 부인해 이 부분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검찰이 이학수 부회장에 대한 조사 내용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고 판단함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소환 조사가 19일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언제든 조사에 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사 참석 이전이 될 수도 있고 이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1996년 11월 최소 주당 8만5천원인 에버랜드 CB 125만4천700여주를 기존 주주들이 실권하자 이사회를 거쳐 주당 7천700원에 이재용씨 남매 4명에게 배정해 회사에 97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해 작년 10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법학교수 43명은 2000년 6월 이건희 회장과 에버랜드 주주 등 33명을 특경가법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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